실험적인 연극을 소개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영국 극단 ‘컴플리시테(Complicite)’가 오는 5일부터 7일 서울 중구 장충단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연극 ‘라이온보이’를 공연한다. 여러 차례 국내 공연계와 팬들의 러브콜을 받은 뒤 어렵게 성사된 첫 내한이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만난 연출가 겸 배우 클라이브 멘더스(61)는 “어젯밤 숙소 근처 시장에서 만두와 빈대떡을 먹으며 한국에서의 첫 밤을 보냈다”며 “어느 나라보다도 뛰어난 한국인의 친절함에 감동했다. 좋은 공연으로 기운이 이어질 것 같다”고 인사를 건넸다.
컴플리시테는 1983년 설립된 후 ‘무대 위에선 상상하는 모든 일이 벌어 질 수 있다’는 지향점을 갖고 시각·청각적으로 강렬하고 독특한 작품을 꾸며왔다. 올리비에 어워드 등 세계적 연극상을 두루 섭렵한 극단으로 현재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홍콩과 서울에서 투어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공연되는 ‘라이온보이’는 극단 30주년을 기념해 2013년 런던에서 초연한 판타지 장르다. 온난화로 한겨울에도 망고가 열리고 태양열로 스마트폰 충전을 할 수 있는 미래의 런던을 배경으로 부패한 제약회사에 납치당한 과학자 부모를 찾아 나선 찰리의 이야기를 그린다.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그가 서커스단에서 감금된 사자 무리와 만나 함께 모험을 떠나는 과정은 남녀노소 모두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세계적 명감독 스티븐 스필버그(69)가 작품의 원작 판권을 샀을 정도다.
“스토리가 탄탄하다면 무대 위에서 판타지를 구현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몸짓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세밀하고 완벽하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죠.”
멘더스는 성공하는 극단을 만들어가는 노하우를 묻자 “‘플레이(Play)’에는 연극과 놀이, 두 가지 뜻이 있다. 연극을 놀이처럼, 놀이를 연극처럼 재밌게 했던 것이 독창성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컴플리시테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로는 ‘디바이징 씨어터(작품 아이디어의 개발부터 연출가, 배우, 제작진이 참여해 발전시키는 공동 창작 개념)’도 꼽힌다.
“주축 멤버가 30년 전 프랑스 파리의 자끄르꼭 학교에서 만나 작품 선정과 자료 조사, 연출과 연기까지 모든 작업을 함께 해왔어요. 모두의 생각을 하나로 만들며 전하려는 메시지가 희미해질 때도 있지만 오히려 한 명 한 명에게서 나온 창의성과 재능이 녹아들어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 같네요.”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英 현대 연극 대표주자 ‘컴플리시테' 한국서 ‘라이온보이‘ 공연
입력 2015-03-03 1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