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논란이 커지고 있는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루 앞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개인적인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란 핵 문제 해법을 놓고서는 날카롭게 대립했다.
공화당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 초청으로 2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한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내 친(親)이스라엘 유대계 로비단체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 총회에서 연설했다.
그는 “나의 미 의회 연설에는 오바마 대통령이나 그가 이끄는 미국 정부를 무시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면서 “나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회피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을 때 그 위험을 경고해야 하는 도덕적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너 의장의 초청을 받은 네타냐후 총리가 외교 관례에 어긋나게 백악관이나 국무부과 일체 협의하지 않은 데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크게 불쾌해 하고 있다.
그는 이어 “누군가 나의 이번 방문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공격으로 해석한다면 나는 매우 유감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안 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이란 핵무기 개발을 어떻게 막을지를 놓고는 의견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 연설 몇 시간 뒤 오바마 대통령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의회 연설로 빚어진 양국간 갈등을 언급하며 “이는 일시적인 소란(distraction)일 뿐이며 양국 관계에 근본적으로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오전 미 의사당에서 진행된 네타냐후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에 민주당 의원들은 대거 불참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네타냐후 "오바마 무시 의도 아니다" 진화
입력 2015-03-03 1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