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모자왕(鐵帽子王)’ 양회 유행어로 뜨나+정협 시작으로 양회 개막

입력 2015-03-03 15:29

지난해 ‘니둥더(너도 아는 것 아니냐)’라는 말에 이어 ‘철모자왕(鐵帽子王)’이 3일 개막한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유행어로 떠오르고 있다. 모두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대변인 뤼신화의 작품이다.

뤼 대변인은 전날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더 큰 호랑이가 체포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반부패 투쟁에서 절대로 한계를 둬서는 안 된다”면서 “조사를 하지 않고 받지도 않는 ‘철모자왕’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철모자왕은 청나라 때 황실이 내리는 작위를 뜻하는 말로 품계의 강등 없이 대대로 세습된다. 관영 CCTV는 이날 밤 철모자왕 유래와 특권, 12명의 철모자왕의 면면을 보도한 뉴스 꼭지를 내보내기도 했다.

1년 전 뤼 대변인은 정협 개막 기자회견에서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과 관련한 질문에 “어떤 사람이든 또 어떤 높은 직위를 가진 사람이든 당기율과 국법을 위반했다면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면서 끝에 “내가 이런 식으로밖에 대답 못한다는 것을 알지 않느냐(니둥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말은 지난해 10대 유행어에 포함되기도 했다. 실제 저우융캉은 낙마한 뒤 사법 처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올해 뤼 대변인의 철모자왕 발언이 나온 날 후진타오 전 주석 시절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지낸 궈보슝(73)의 아들 궈정강 인민해방군 저장성 군구 부정치위원이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공개됐다. 궈보슝은 지난해 낙마한 쉬차이허우보다 ‘더 큰 호랑이’로 불리고 있는 인물로 아들의 조사로 낙마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철모자왕이 바로 궈보슝이 아니었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는 2200여명의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협 제12기 3차 전체회의 개막식이 개최됐다. 13일까지 진행되는 회의 기간 945건의 정책제안이 검토될 예정이다. 5일에는 정협과 함께 양회의 한축인 전인대 12기 제3차 전체회의가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업무보고와 함께 개막한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