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경찰의 흑인 노숙자 총격 사건이 ‘보디캠'(경찰관 몸에 부착한 카메라) 공개 공방으로 불똥이 튀었다.
LA 시 경찰국(LAPD)은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보디캠 등을 조사한 결과 흑인 노숙자가 경찰에게 폭력적으로 저항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으나, 노숙자들과 시민단체들은 경찰의 보디캠을 전면 공개하라고 맞서고 있다.
찰리 벡 LAPD 국장은 회견에서 "LAPD는 어제 낮 12시께 강도사건 신고를 받았고 경찰관 2명이 먼저 현장에 출동했다"면서 "경찰관이 피해자와 첫 대면을 했을 때 흑인 노숙자를 용의자로 지목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관들이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흑인 노숙자에게 접근하자 폭력적으로 저항했으며, 전기 충격기를 사용해도 효과가 없었다"면서 "용의자는 오히려 경찰관 1명의 허리춤에서 권총을 뺏으려 해 어쩔 수 없이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확한 사건 조사를 위해 모든 목격자들을 상대로 탐문조사를 벌이는 한편,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착용한 보디캠도 정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노숙자들과 시민단체들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경찰관들이 흑인 노숙자를 쓰러뜨린 채 무차별 폭행을 휘두른 뒤 총을 쐈다"면서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현장 경찰관들의 보디캠을 전부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경찰이 보디캠을 즉각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원만한 사건 해결을 위해서는 보디캠을 있는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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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벡 국장은 노숙자들과 시민단체들의 보디캠 전면 공개 요구와 관련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당장 보디캠을 공개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앞서 LAPD 경찰관들은 전날 낮 12시께 노숙자 밀집지역인 다운타운 내 스키드 로우 지역의 노숙자 텐트 옆에서 강도 용의자로 의혹을 받은 흑인 노숙자 1명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사살했다.
이 사건은 행인이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렸고 해당 영상은 순식간에 수백만 뷰를 넘어서면서 경찰의 과잉진압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LAPD는 지난해부터 경찰관들이 사건 현장에 출동할 때 보디캠을 부착토록 했으며, 이번 사건에서도 경찰관들이 보디캠을 부착한 것으로 확인돼 조만간 경찰의 과잉진압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정건희 기자
[영상] LA 노숙자 사망사건 경찰 ‘보디캠' 공개 공방으로 불똥
입력 2015-03-03 1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