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브랜드나 고가 제품이 이름값, 몸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네요. 클렌저를 대상으로 삼은 이번 국민 컨슈머리포트의 결과가 놀랍습니다.
평가대상 중 최고가 제품이어었던 에스티로더의 ‘크레센트 화이트 브라이트닝 클렌저’(125㎖·4만6000원)는 자극성, 세안 후 당김 정도에서 가장 나쁜 점수를 받았습니다. 3차 최종평가에서도 꼴찌를 차지했습니다.
국내 최고 브랜드 제품인 설화수 ‘순행클렌징폼’(200㎖·3만5000원)도 이름값을 못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세정력, 안색 개선에서 최저점을 받았고, 3차 최종평가에서도 에스티로더 제품과 함께 꼴찌를 했습니다.
외려 중저가 제품들의 제품력이 인정받았습니다. 센카의 ‘퍼펙트휩클렌징폼’(120g·8900원)이 안색개선, 닥터자르트의 ‘더마클리어 마이크로 워터’(250㎖·2만8000원)는 세안 후 당김 정도에서 각각 최고점을 받았습니다. 더 페이스샵 ‘망고시드클렌징폼’(150㎖·7900원)은 세정력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평가에서 1차 평가와 성분을 확인한 뒤의 2차 평가 차이가 매우 큰 것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1차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은 센카 제품은 성분공개 후 최저점으로 급락했습니다. 피현정 대표는 “거품도 잘 일고 세정력도 뛰어났고 안색개선 효과도 좋았으나 방부제 성분인 파라벤이 들어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다. 평가자들이 문제 성분으로 꼽은 것은 파라벤과 페녹시에탄올, 향료, 색소 등이었습다. 설화수·에스티로더·닥터자르트 제품에 페녹시에탄올이 들어 있었습니다. 더 페이스샵 제품에는 향료와 색소가 첨가됐습니다.
1차 평가에서 4위에 그쳤던 닥터자르트 제품은 1위로 올라섰습니다. 이성진 팀장은 “정제수 대신 미네럴 워터를 사용한 점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가격을 공개한 뒤 진행한 3차 평가에선 가장 저렴한 더 페이스 숍 제품이 약진했습니다. 박선영 교수는 “문제 성분이 한두 가지씩 들어 있는 상태이고 세정력, 안색개선 효과 등 각 항목에서 큰 차이가 없어 값이 가장 저렴한 제품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고 밝혔습니다.
최종평가 1위는 닥터 자르트 제품, 2위는 더 페이스샵 제품, 3위는 센카 제품이 각각 차지했습니다. 중저가 제품들이 고가 제품을 누르고 상위권을 휩쓸었죠. 자 이제 화장품, 그 중에서도 클렌저를 고를 때는 무조건 비싸거나 유명한 제품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제품 포장에 표시돼 있는 성분을 유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국민 컨슈머리포트] <8> 클렌저 3
입력 2015-03-03 1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