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임권택 감독과 국민배우 안성기의 8번째 만남 ‘화장’

입력 2015-03-03 10:22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제공/제작: 명필름, 공동제공: kth, 배급: 리틀빅픽처스, 감독: 임권택, 주연: 안성기, 김규리, 김호정)은 임 감독과 국민배우 안성기의 8번째 만남이다. 지금까지 다작을 통해 호흡을 맞춰온 임 감독과 안성기의 역사가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임 감독과 안성기는 1964년 ‘십자매선생’을 시작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본선 진출과 대종상영화제 우수작품상, 감독상을 수상한 ‘만다라’ ‘안개마을’ ‘태백산맥’ ‘축제’ ‘취화선’ 등의 작품을 함께 작업했다. 대한민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두 거장이 다시 재회한 ‘화장’에서 또 한번 펼쳐 보일 환상적인 호흡을 기대케 한다.

임 감독은 데뷔작 ‘두만강아 잘 있거라’를 시작으로 ‘화장’까지 102편의 영화를 연출하며 녹슬지 않은 감각적인 연출력을 드러냈다. ‘길소뜸’ ‘티켓’ ‘씨받이’ ‘장군의 아들’ ‘서편제’ ‘춘향전’ 등 대중적 흥행은 물론이고 ‘취화선’으로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의 영예까지 안으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갖춘 감독으로 이름을 알렸다.

임 감독은 안성기에 대해 “그 나이가 갖는 욕망 등을 드러내는 데 탁월한 힘을 가진 배우”라고 칭찬했고, 안성기는 “취화선 이후 12년 만에 ‘화장’으로 재회했는데 벌써 그렇게 되었나 싶을 정도다. ‘화장’은 나와 감독님 모두에게 이전에 했던 작품들과는 달리 새로운 느낌을 주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102편의 작품들로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기록을 세운 임 감독은 ‘화장’을 통해 ‘영원한 현역’의 진면목을 다시금 입증하고, 자타의 기대만큼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다져진 안성기는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죽음과 젊은 사이에서 갈등하는 중년 남성의 내면을 섬세히 그려낼 예정이다.

평단과 언론은 임 감독에게 “국가와 민족과 영화와 문명이 어떻게 만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감독” “영화에 예술의 혼을 담는 위대한 거장”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안성기에 대해서는 “캐릭터의 만물상과도 같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배우” “최고의 연기력을 인정받는 국민배우”라고 호평했다.

영원한 현역, 임권택 감독의 신작 ‘화장’은 죽어가는 아내와 젊은 여자 사이에 놓인 한 남자의 이야기로 안성기, 김규리, 김호정 등 명품 배우들이 최고의 열연을 선보였다. 세월만큼 한층 더 깊어진 시선, 삶과 죽음, 사랑과 번민이라는 보편적인 감정과 공감, 시대와 소통하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프로덕션으로 격조 있는 작품의 탄생을 예고한다.

제7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제3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33회 벤쿠버 국제영화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제34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제25회 스톡홀름 국제영화제, 제9회 런던한국영화제, 제25회 싱가포르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브리즈번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뉴라틴아메리카 영화제, 인도 케랄라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제6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비평가주간에 초청되어 상영을 마쳤다. 국내에서는 4월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아내와 젊은 여자, 그 사이에 놓인 한 남자 이야기

4년의 투병 끝에 아내가 죽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딸의 오열에 오상무는 암이 재발했다는 말을 듣고 터트린 아내의 울음소리를 떠올렸다. 화장품 대기업 중역인 오상무는 헌신적이고 충실한 간병인이자 남편이었다.

장례식장은 어느 새 손님들로 가득하고, 부하직원들은 오상무의 결재를 필요로 하는 서류들을 가지고 온다. 신규 화장품 출시를 앞두고 광고 카피와 부분 모델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도 오상무의 신경은 다른 쪽에 집중된다. 까만 바지 정장을 입고 문상을 온 부하직원 추은주는 오랜 기간 오상무의 연모의 대상이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