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우리 경제 ‘제2의 중동 붐’을 여는 첫 발걸음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진출 50년, 중동 진출 40년을 맞는 올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이행 촉진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해외경제 행보다. 그런 만큼 이번 순방의 초점 역시 중동 국가와의 전방위 경제협력에 맞춰져 있다.
◇박 대통령, 중동 건설 상징 자베르 연륙교 건설현장 방문=박 대통령은 쿠웨이트 방문 첫날인 2일(현지시간) 한·쿠웨이트 정상회담 직후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 연륙교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시공 중인 자베르 연륙교는 쿠웨이트만을 가로지르는 세계 최장(총연장 48㎞)의 해상교량이다. 특히 박 대통령의 이번 건설현장 방문은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0년대 중반 우리 기업의 중동 진출을 성사시킨 이후 40여년 만에 이뤄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은 현장의 현대건설 직원들에게 “이역만리 열사의 땅에서 구슬땀을 흘려가며 일하는 여러분들을 보니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선배들이 과거 중동에서 많은 땀방울을 흘려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원동력이 됐듯이 지금 여러분의 땀방울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70년대 중반 중동 건설 붐의 모태가 됐던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의 건설사업으로 박 전 대통령은 우리 경제 발전의 기반을 만들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1979년 12월 중동 순방 계획을 세웠으나 그해 발생한 10·26사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런 의미에서 박 대통령이 방문한 자베르 연륙교 건설현장은 한·쿠웨이트 경협은 물론 중동 건설 진출의 상징 같은 곳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곳에서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사업 현황과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쿠웨이트와 전방위 경제협력 강화=박 대통령은 정상회담과 쿠웨이트 국회의장, 총리와 연쇄 회동을 통해 에너지 등 기존 전통적 협력 분야 외에 보건의료, 정보통신기술(ICT) 등 다양한 분야 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지난 40년간 핵심 건설·플랜트 프로젝트에 다수 참여해왔다”며 앞으로도 우리 기업들이 신규 정유시설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쿠웨이트 국왕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한·쿠웨이트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됐거나 체결될 양국 간 협력 양해각서(MOU)는 모두 10건(경제·비경제 포함)에 달한다. 보건의료, 교통·인프라, 석유가스 공동연구, 스마트그리드, SK-쿠웨이트 국영석유화학기업(PIC) 간 포괄협력, 신도시 주택건설 등과 관련한 MOU를 통해 우리 기업이 381억 달러(41조9595억원)의 수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우리 기업들이 쿠웨이트의 대형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됐다는 의미다. 우리 기업들은 또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연결 철도사업 등에도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보건의료 MOU 체결은 쿠웨이트 측의 국비환자 유치, 의료진 유료연수 등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이밖에 90일 체류 쿠웨이트 입국비자 수수료(11달러) 면제, 외교관·관용비자 면제협정 체결 등의 성과도 거뒀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앞서 1일 쿠웨이트행 전용기 내에서 기자들에게 “경제는 우리나라 시장만 생각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 식’이라 발전을 못 한다”며 해외시장 진출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쿠웨이트=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박 대통령, 쿠웨이트 자베르 연륙교 방문
입력 2015-03-02 2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