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화성시에서 실종됐던 60대 여성이 살해돼 시신이 훼손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력한 증거가 발견됐다.
경기 화성동부경찰서는 살인 용의자인 50대 세입자가 정육점에서 소나 돼지의 뼈를 자를 때 쓰는 ‘육절기’를 중고로 구입한 뒤 10여일 만에 고물상에 버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육절기에서 나온 혈흔은 실종된 A(67·여)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
용의자 B(59)씨는 1월 30일 인터넷을 통해 13만원에 중고 육절기(높이 60㎝·무게 40㎏)를 구입한 뒤 지난달 5일 지인의 공장에 맡겼다. 이 후 경찰이 B씨에게 집 안을 수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하자, 9일 오후 2시50분쯤 세들어 살던 집에 불을 질렀다.
이어 B씨는 11일 수원의 한 고물상 앞에 이 육절기를 몰래 갖다놓고 사라졌다. 톱날은 빼내서 의왕시 청계산 인근에 버렸다. 경찰은 18일 청계산을 수색하다 톱날을 회수했다.
경찰은 B씨의 행적조사 과정에서 1t 화물차 짐칸에 육중한 물체를 싣고 다니다 언제부턴가 물체가 사라진 사실을 확인, 이 물체가 육절기였음을 알아냈다.
육절기를 찾아내 감식한 결과, 혈흔이 검출됐으며 국과수에 보내 감정한 결과 A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소견이 나왔다.
그러나 B씨는 경찰조사에서 “나무공예를 하려고 육절기를 구입한 것일 뿐”이라고 범행을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B씨가 집 안 감식 직전 방화한 점과 1t 화물차 뒷좌석에서 소량의 A씨 혈흔이 검출된 점 등으로 미뤄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보고 있으나 B씨는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B씨는 현재 방화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구속 송치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증거로 볼 때 B씨가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시신 발굴을 위한 수색과 용의자 행적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화성 시신없는 살인사건 용의자, 고기 자르는 기계 샀다 되팔아
입력 2015-03-02 20:38 수정 2015-03-02 2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