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학자 진홍섭 추모비 경주 이견대 제막

입력 2015-03-02 20:39
1세대 미술사학자 개성 3인방의 추모비를 동해 문무대왕릉 주변에서 나란히 볼 수 있게 됐다.

한국미술사학 분야를 개척한 수묵(樹?) 진홍섭(秦弘燮·1918~2010) 공덕추모비가 동해 문무대왕릉을 조망하는 경주 이견대 근처에서 들어선다.

‘수묵 진홍섭 공덕추모비 건립위원회’는 오는 7일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문무왕 해중릉 망배단에서 추모비를 제막한다고 2일 밝혔다. 제막식에는 제자인 나선화 문화재청장 등 문화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다.

이로써 이견대 주변 망배단에는 우현(又玄) 고유섭(高裕燮·1905∼1944)과 초우(蕉雨) 황수영(黃壽永·1918~2011)을 합친 한국미술사학계의 이른바 ‘개성 삼걸’ 추모비가 나란히 서게 된다. 진홍섭과 황수영은 일제 강점기 개성부립박물관장을 지낸 고유섭의 제자로 모두 개성이 고향이다.

진홍섭 추모비 건립도 지난해 11월 황수영 추모비를 세운 인사들에 의해 추진됐다. 진홍섭과 황수영은 같은 해에 태어났고 3개월 간격을 두고 세상을 떠났다.

개성 출생의 진홍섭은 개성상고를 졸업하고 1941년 일본 메이지(明治)대 정경학부를 마쳤다. 1942년 대전 호수돈여중·고 교사를 거쳐 해방 직후인 1946년 김재원 박사가 이끌던 국립박물관에 들어가 1962년까지 재직하며 개성분관장과 경주분관장을 지냈다.

공직을 떠난 뒤에는 1963년 이화여대 교수로 옮겨 후학을 길렀다. 대학박물관장을 맡아 경북 영주 어숙묘 등 고고학 발굴에도 깊이 관여했으며 1세대 미술사학자답게 토기, 금속공예, 석등, 비문, 석상, 조각, 고분, 건축 등 손대지 않은 분야가 없다. 1993∼1995년에는 문화재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