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위원장 교체 놓고 김무성·서청원 정면 충돌

입력 2015-03-02 17:21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정면 충돌했다.

일부 당원협의회 위원장 교체 문제가 발단이 됐다. 김 대표를 축으로 한 비주류 지도부 결정에 서 최고위원을 필두로 한 친박(친박근혜) 세력이 반발하는 형국이다.

공개적으로 표출된 이번 갈등은 예사롭지 않다. 내년 4월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빚어질 비주류 지도부와 친박 세력 간 힘겨루기의 전초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회에서 2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의원이 아닌 원외 당협위원장 8명에 대한 교체 건이 안건으로 올라왔다. 부실 당협위원장으로 지목된 이들은 서울 동대문을 김형진, 부산 사하을 안준태, 인천 부평을 김연광, 경기 광명갑 정은숙, 경기 파주갑 박우천, 충북 청주 흥덕갑 최현호, 충남 공주 오정섭, 전남 장흥·강진·영암 전평진 위원장 등이다. 이들의 대부분은 서 최고위원이 김 대표에게 패했던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서 서 최고위원을 도왔던 인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당무감사 결과 등을 토대로 한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친박 세력은 ‘친박 물갈이’의 예고편이라고 격하게 반발했다.

최고위원들만 모여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문 너머로 고함 소리가 들릴 정도로 분위기가 거칠었다. 김 대표가 교체 의결을 제안하자 서 최고위원과 이인제 최고위원이 연대해 반대 입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 최고위원은 이군현 사무총장 등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사전 상의없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소리쳤다. 또 책상을 내리치고 서류를 집어던지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XX’ 등 욕설과 막말도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분을 찾지 못한 서 최고위원은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나중에 기자회견할 날이 있을 것”이라며 “당사자들의 해명을 듣지 않고 교체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안 뛰는 당협위원장들은 정리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새 사람이 오도록 해야 한다”며 “당무감사 결과 가장 심한 사람들을 교체하기로 조강특위에서 만장일치로 의결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