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파울러자유아메바’에 대해 우리나라도 경각심을 갖고 실태조사를 벌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일 ‘주간 건강과 질병’ 최신호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에 의한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이 일본 대만과 인도 파키스탄 태국 등 동남아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점차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고 있어 자연환경 내 분포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호수나 수영장, 수돗물, 흙, 먼지 등에서 자유생활을 하는 아메바의 일종이다. 감염되면 치사율 95% 이상인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유발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9세 소녀가 파울러자유아메바에 감염된 뒤 숨져 충격을 줬다. 세계적으로 1965년부터 최근까지 약 320건 감염이 보고 됐다. 우리나라에선 1976년과 1998년 가시아메바 감염에 따른 사망 사례가 있지만 파울러자유아메바에 의한 사망은 보고된 적이 없다.
하지만 해외에서 감염이 주로 수온이 높은 강이나 호수, 연못 등지에서 물놀이를 한 뒤 발생한 점을 고려할 때 평균기온이 점차 높아지는 우리나라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판단이다. 최근 대만에선 75세 남자가 이 질병으로 사망했고, 파키스탄에서도 17개월간 13건의 감염 사례가 나타났다. 오염된 수돗물을 통해서 감염될 가능성도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호수 등 자연환경에서 아메바 검출을 위한 표준화된 조사법을 개발했으나 실제 임상 및 환경조사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관련 전문의와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뇌 먹는 아메바 국내도 실태조사 필요"… 질병관리본부
입력 2015-03-02 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