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한국일 교수 “대형교회 현상이 양산한 부작용을 바꾸지 않으면…”

입력 2015-03-02 15:48

“목회자의 초법적 권위, 불투명한 재정 사용 등 대형교회 현상이 양산한 부작용을 직시하고 변화시키지 않으면 교회는 사회로부터 더욱 외면 받을 것입니다.”

한국선교신학회(회장 전석재 교수)가 지난달 28일 서울 연세대에서 ‘한국교회와 한국사회’를 주제로 개최한 2015년 제1차 정기학술대회에서 장로회신학대 한국일(선교신학·사진) 교수는 이같이 주장했다.

‘대형교회의 문제 진단과 평가’를 제목으로 발표한 한 교수는 먼저 한국교회 대형화의 배경과 원인을 설명했다. 그는 “교회의 대형화는 1970~80년대 한국의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생겨난 이농인구의 도시유입과 성장주의 때문에 탄생한 독특한 현상”이라며 “교회의 급성장과 대형교회가 출현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친 세속적 가치가 교회성장을 촉진하는 원리로 사용돼 교회 본질을 훼손하거나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한 교수는 ‘담임목회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조직과 구조’ ‘교회 중심적인 신앙관과 선교관에 기초해 교인들을 교회성장의 도구로 전락시킨 풍토’ 등을 대형교회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목회자의 초법적 권위와 독주, 도덕적 타락과 불투명한 재정 사용, 개교회주의와 성장을 위한 무한경쟁과 무리한 건축, 교회 내부 분열 등 교회 본질을 벗어난 행위의 대부분이 대형교회에서 발생한다”며 “대형교회의 내부적 특성과 구조에 원인이 내재해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교수는 이를 타개할 대안으로 ‘인격적 관계를 실현하는 교회론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교회 생명력을 성도의 숫자나 건물 크기, 규모로 측정하지 않고 성도의 인격적 관계와 공동체로 이해해야 한다”며 “건물과 조직, 프로그램 중심의 실용주의적 교회론에서 벗어나 ‘성도가 교회’라는 성도 교회론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교회의 성장은 하나님의 은혜이자 목회자와 성도들이 헌신한 결과이지만 산업화와 도시화 같은 시대적 요인의 영향을 받은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현대에는 단순한 개인전도 방식보다 지역사회 안에서 일상적인 삶을 통해 이웃과의 관계를 형성하며 복음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경제적으로도 급성장하다 어느 수준에 이르면 그 속도가 늦어지거나 멈추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현재 성장 정체기에 있다는 것을 직시하고 그동안 양적 성장에 취해 미처 돌보지 못했던 성도들을 살피고 내실 있는 신앙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