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일 한·중·일간 과거사 갈등과 관련해 ‘양비양시론’적 언급을 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야당은 박근혜정부의 ‘외교적 무능’을 주장하며 우리 정부를 싸잡아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을동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회의에서 “셔먼 차관이 한·중·일 사이에 갈등을 빚는 과거사 문제를 놓고 과거사를 덮자면서 3국 모두 책임이라는 양비양시론을 내세워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 “미국이 피해자를 외면하는 입장을 견지하면 세계 경찰국가로서의 위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미국이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미국이 모호한 태도를 버리고, 갈등해결의 근본적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최고위원은 최고위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3·1절 담화는 공허한 구호와 허황된 약속만 반복돼 대일관계 문제 등에 있어 약효가 불과 하루도 가지 못하게 됐다”며 “일본 역사문제에 대한 셔먼 차관의 양비론적 시각이 바로 그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셔먼 차관의 안일한 인식에 유감을 넘어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참으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무능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오영식 최고위원은 “셔먼 차관의 발언에 매우 유감”이라면서 “미국이 동북아 안전과 질서 유지만 강조한 채 전략적 경제적 이익 극대화에만 치중해 이런 발언이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나경원(새누리당)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이날 KBS, CBS 라디오에 잇따라 나와 "너무 확대 해석할 필요도 없지만 그 의미를 가볍게 여길 것만도 아니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셔먼 차관의 찬물 발언...우리 정부는 뭐하노” 여야 "양비론 개탄" 한 목소리
입력 2015-03-02 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