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전 11시 20분께 대전 도시철도 1호선 중구청역에서 중앙로역 방향으로 달리던 열차 안에서 임신 4주차인 김모(29·여)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김씨는 호흡이 곤란하고 혀가 안으로 말려가는 등 매우 급박한 상황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비상인터폰으로 급히 “사람이 쓰러졌다”며 기관사에 연락했다. 중앙로역에 열차가 서자 시민 두 명이 김씨를 승강장 의자로 옮겼다. 사람들이 어쩔 줄 몰라하고 있을 때 한 사람이 달려와 김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흉부압박을 몇 회 실시하자 다행히 김씨의 의식은 다시 돌아왔다.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사람은 다름 아닌 열차의 기관사 고진선(33)씨였다. 지난해 말 심폐소생술 실습을 했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됐다.
위기를 넘긴 김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들에 의해 인근 산부인과로 옮겨져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기억이 없다가 뭐가 가슴을 팍 누르더니 갑자기 숨이 턱 나오더라고요. 그때 막 정신이 돌아왔어요”라며 기관사와 시민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조치를 시행한 고 기관사는 “김씨가 건강을 되찾아 다행”이라며 “한 명도 아닌 두 명의 생명을 구하게 돼 기관사로서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