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가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사진을 OT에서 사용해 논란을 샀다.
2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송도)의 오리엔테이션 현장이라는 프리젠테이션 사진이 올라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 사진에는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코알라와 합성해 모욕적으로 희화화한 ‘노알라’ 캐릭터가 “지금 간다 이기야”라며 달리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사진은 연세대 국제캠퍼스 RA제도의 OT에서 벌어진 일로 알려졌다. RA제도는 2학년 이상 재학생들이 새내기들을 관리하는 제도다.
노 전 대통령이 인터넷에서 희화화 되는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광고나 코알라 등에 합성된 사진들이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사진들이 대학가의 프레젠테이션 자료 등에 사용되며 최근 자주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해당 자료를 준비한 조교들은 행사가 끝난 뒤 ‘2015년도 윤동주하우스 RM 및 RA 일동’이라는 명의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기숙사에 게재했다. 사과문에는 “더 신중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특정 자료의 사용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며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동주하우스는 연세대 국제 캠퍼스의 기숙사 이름이다.
그러나 이 사과문은 학교측과의 협의로 하루만에 거둬졌다. 학교 측은 2일 “기숙사 생활 안내를 돕는 재학생 조교들이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해당 그림이 들어갔다“며 “단순 실수이기 때문에 사과문을 발표할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해 사과문을 내렸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이미지는 몰라서 썼더라도 문구까지 이렇게 적으면 고인에 대한 능욕” “연세대 나왔지만 내가 다 부끄럽다” “표현의 자유가 있다손 치더라도 강의 자료로 이런 걸 사용하다니”라며 격분된 반응을 보였다. 또, “학교 측이 논란을 걱정해 은폐를 하려 했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학생들에게 학교는 배워야겠다”는 학교를 비난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연세대 OT의 노무현 비하… 그가 왜 놀림 받아야 합니까?
입력 2015-03-02 09:33 수정 2015-03-02 1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