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한국 증시서 매수 기피하는 이유는?

입력 2015-03-02 08:50

유럽과 중국 경기의 회복 기대감에 유동성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고 있지만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 강도는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의 지난 1월 양적완화 발표 이후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6억1000만달러(6708억원)를 순매수했다. 매수세를 보이긴 했지만 아시아 경쟁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순매수액은 초라하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대만 주식을 44억3000만달러(4조871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인도(25억2000만달러·2조7712억원)와 인도네시아(9억6000만달러·1조557억원)의 순매수액도 한국을 앞섰다.

외국인 투자자의 선택에서 한국 증시가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를 주저하게 한 요인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올해 초 한국 증시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여 코스닥은 승승장구했지만 코스피는 강한 상승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수 규모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은 있다. 3월부터 ECB의 양적완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ECB 국채 매입으로 유럽계 자금이 시중에 풀리면 한국도 수혜를 볼 수 있다.

외국인은 지난 1월까지 두 달 연속 한국 주식을 내다팔았는데 유럽계 자금이 주도한 경향이 강했다.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계 자금이 매수세로 돌아서면 한국 증시도 강한 부양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최근 유럽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경기 회복에의 기대감이 커지는 점도 고무적이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