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이 일본의 지진 피해지역을 이틀간 순회하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교통사고로 숨진 자신의 어머니인 고(故) 다이애나비의 사연을 얘기며 지진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윌리엄 왕세손은 1일 동일본 대지진 때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일본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와 오나가와초를 방문했다.
그는 이시노마키시가 내려다보이는 히요리야마 공원에 가서 대지진 당시의 상황에 관한 설명을 듣고 “이번에 일본에 온 목적은 지진 피해지역을 가급적 빨리 방문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헌화했다. 그는 현지 초등학생에게 종이학을 선물로 받고서 일본어로 “고맙다”고 인사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쓰나미(지진해일)에 자녀 3명이 희생된 엔도 신이치(44)씨 부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엔도씨에게 1997년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한 다이애나비의 이야기를 꺼내고서 “이제부터 괴로울 때는 오늘을 생각하겠다. 당신은 멋진 아버지”라고 격려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오나가와초의 피난민이 생활 시설인 가설 주택가를 방문했다. 그는 지진과 쓰나미의 폐허 속에서 발견돼 부흥의 상징이 된 ‘희망의 종'을 타종하고 주민에게 말을 건네거나 악수를 했다.
그는 전날 후쿠시마의 여관을 방문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현지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전통적인 일본 만찬은 일본 방문의 하이라이트”라고 언급했다.
윌리엄 왕세손이 이번에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역에서 주민을 격려한 것을 계기로 영국 왕실에 대한 일본인의 호감이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윌리엄 왕세손은 1일 오후 4일간의 일본 방문을 마치고 나리타(成田) 공항에서 중국행 항공기에 올랐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윌리엄 왕세손, 다이애나비 언급하며 지진피해자 위로
입력 2015-03-01 2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