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죽게 해주세요” 칠레 10대 소녀 안락사 요청에 대통령이 문병

입력 2015-03-01 23:50

칠레에서 유전 질환을 앓는 10대 소녀가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안락사 허용을 요청했으나 불허됐다. 대신 대통령이 직접 소녀를 찾아 마음의 위안을 줬다.

‘낭포성 섬유증'이라는 유전성 질환을 앓는 소녀 발렌티나 마우레이라(14)는 최근 휴대전화를 이용해 안락사를 허용해 달라는 내용의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주로 백인에게 나타나는 ‘낭포성 섬유증'은 유전자에 결함이 생겨 나타나는 질환이다. 기도와 기관지 폐쇄, 세균 번식에 따른 염증, 소화 불량 등을 유발하며 폐 손상과 호흡부전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발렌티나는 이 병을 안고 살아가기가 너무 어렵고 힘들다며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에게 안락사 허용을 요청했다. 그러나 칠레 정부는 발렌티나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내법에서 안락사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바첼레트 대통령은 28일 발렌티나가 입원 중인 산티아고 시내 병원을 방문했다. 법으로 금지된 안락사를 허용할 수는 없지만, 발렌티나를 위로해준 것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