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가 해군 최신예 잠수함으로 부활해 영해수호에 나선다.
해군은 1일 “해군 정책회의를 거쳐 214급(1800t급) 잠수함 6번함 함명을 ‘유관순함’으로 명명했다”고 밝혔다. 해군 함정에 여성 이름이 명명된 것은 해군 창설 70년 만에 처음이다.
해군 관계자는 “광복 70주년과 해군 창설 70주년, 유관순 열사 순국 95주년인 올해 뜻깊은 해를 맞아 유관순 열사의 애국심을 기리고자 제정했다”고 설명했다. 함명 선포식은 4월 말 진수식 행사에서거행된다.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중인 유관순함은 4월 말 진수된 뒤 시운전 등을 거쳐 2016년 11월 해군에 인도된다.
유관순함은 대함전과 대잠수함전, 공격기뢰부설 임무 등을 수행하며 사거리 1000㎞의 국산 잠대지 순항미사일 해성 III를 탑재해 유사시 적의 핵심시설을 원거리에서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또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갖춰 2주간 수중작전을 실시할 수 있으며 미국 하와이까지 연료를 재충전하지 않고 왕복 항해할 수 있다.
해군은 함정 이름을 짓는데 독특한 원칙을 세워놓았다. 잠수함에는 항일독립운동에 참여했거나 국가 위기 극복에 앞장선 선열의 이름을 붙였다. 214급 1번함은 해군을 창설한 초대해군참모총장 손원일 제독을 기려 ‘손원일함’으로 명명했고 2번함은 고려시대 수군창설과 남해안 왜구를 격퇴한 정지 장군의 이름을 붙였다. 3번함부터는 안중근 의사, 김좌진 장군, 윤봉길 의사 등 항일 독립운동가의 이름으로 명명했다.
구축함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국민들로부터 추앙받는 역사적인 인물들의 이름을 붙였다.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인 KDX-III(7500t급)에는 정치·안보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 세종대왕과 율곡 이이, 서애 유성룡의 이름을 사용했다. KDX-I(4400t급)은 주요전투에서 공을 세운 충무공 이순신, 양만춘,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을 따왔다.
호위함(1500t급)들은 도시와 도(道)의 이름을 붙여 부산함, 충남함, 제주함 등으로 불린다. 2010년 북한의 어뢰공격을 받아 침몰한 천안함(1000t급)과 같은 초계함에는 중·소도시 이름을 붙였다. 서해와 동해 북방한계선(NLL) 초계업무의 최전선에 있는 고속정(150t급)은 ‘참수리135’등 참수리에 일련번호를 매겨서 구분한다.
2차 연평해전이후 건조된 유도탄 고속함(570t급)에는 해군창설이후에 있었던 전투와 해전에서 공을 남긴 인물들의 이름을 붙였다. 윤영하함 조덕천함 등 6척은 2차 연평해전에서 목숨을 잃은 장병들의 이름으로 불린다.
상륙함(4300t급)은 육지 상륙 후 고지탈환의 의미를 담아 고준봉, 향로봉 등 산봉우리 이름과 독도를 함명으로 사용했다. 대규모 군수물자를 지원해야 하는 군수지원함(4200t급)은 풍부한 수량을 갖추고 농지에 생명수를 공급하는 호수의 이름을 적용해 천지함, 대청함, 화천함으로 이름지었다.
기뢰전함(3300t급)은 6·25전쟁시 기뢰전과 관련된 북한 지역인 원산과 해군기지가 있는 강경, 양양, 해남 등의 이름을 붙였다. 원산함은 해군 함정 가운데 유일하게 북한 지역이름의 함이다. 적의 정보를 수집하는 정보함은 새로운 사실을 찾고 개척한다는 의미에서 신천지, 신세기 등을 함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유관순함과 해군의 함정 명명방식
입력 2015-03-01 1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