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병' 여성 전유물 아니다..볼 좁은 구두 마니아 20~30대 젊은 남성층 '기형 발' 환자 급증

입력 2015-03-01 13:58 수정 2015-03-01 14:10

하이힐처럼 볼 좁아 꽉 끼는 신발을 많이 신어 걸리는 ‘무지외반증’ 환자들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하이힐을 많이 신는 여성들에게서 주로 발생하지만, 최근 5년새 20~30대 젊은 남성 환자들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무지외반증은 엄지 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통증이 발생하는 병이다.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9~2013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를 보면, 2013년 무지외반증 진료 인원은 5만5931명으로 2009년 4만1657명에 비해 연평균 7.6% 증가했다.

진료 인원 중에서는 여성이 84.7%를 차지해 남성보다 5.5배 많았지만, 연평균 증가율은 여성(6.8%)보다 남성(13.1%)이 2배 가량 많았다.

여성 환자 증가의 둔화와 남성 환자의 급증 현상은 30~40대 여성과 20~30대 남성에게서 특히 두드러졌다.

2009~2013년 인구 10만명당 진료 인원은 여성의 경우 30대에서 4.5% 소폭 증가했으며 40대에서는 오히려 4.4% 줄었다. 반면 남성은 각각 20대 100%, 30대 70% 크게 늘었다.

이처럼 젊은 남성층에서 무지외반증 환자가 증가하는 것은 패션에 민감해진 남성들이 운동화보다 볼이 좁은 구두를 즐겨 신는 트렌드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박민정 교수는 “여성들은 하이힐 외에도 플랫슈즈, 스니커즈 등 신발을 다양하게 선택하게 되면서 30~40대 여성 환자가 감소하는 추세”라며 “반대로 운동화보다 발볼이 좁은 구두를 신는 남성이 늘면서 20~30대 남성 환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