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김성근 감독 오키나와에서 처음 방망이 들다…김태균 등 상대로 첫 펑고

입력 2015-02-28 18:06

‘야신’ 김성근 감독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처음으로 방망이를 잡고 펑고를 쳤다.

김 감독은 28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 마련된 스프링캠프에서 오후 훈련이 끝난 오후 4시30분쯤 김태균과 강경학, 이창열을 갑자기 호출했다. 그리고 곧바로 이들을 데리고 보조구장으로 향했다.

김 감독 앞에 놓인 것은 배트와 공이 담긴 박스. 김 감독은 2루에 이창열, 유격수에 강경학, 3루수에 김태균을 놓고 펑고를 치기 시작했다. 선수들은 긴장 속에 공을 받아 1루와 2루로 뿌렸다. 선수들의 얼굴은 펑고 시작 불과 10여분만에 붉은 빛을 띄기 시작했고, “악” 소리를 내며 펑고에 몰두했다.

김 감독은 이날 펑고에서 유달리 앞으로 나와서 공을 받으라고 지시했다. 이에 1차 스프링캠프 때 오른쪽 왼쪽 깊숙이 공을 주는 대신 짧게 펑고를 쳤다. 김 감독은 “앞으로 나와서 받으란 말이다”라고 연신 선수들에게 강조했고, 선수들은 이를 복창하며 열심히 공을 받아냈다. 김태균이 공을 놓치자 “낚시 하느냐” “춤추느냐” “네가 봐도 웃기지 않느냐”고 농담 섞인 말을 건넸고, 김태균은 연속으로 펑고 3개를 받아냈다.

김 감독의 펑고는 박스 두 개에 공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됐다.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돼 공이 바닥을 드러내자 김 감독은 “이 펑고를 태균이가 받으면 끝내겠다”고 했다. 이에 이창열과 강경학은 “선배 파이팅”을 외쳤다. 첫 번째 펑고를 김태균이 받지 못하자 김 감독은 삼세번 만에 받으라고 했다. 결국 김태균이 세 번째 만에 펑고를 받자 이창열과 강경학은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김 감독은 배트를 가지고 감독실로 들어갔고, 펑고를 받은 김태균과 이창열, 강경학은 그 자리에서 드러누워 한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오키나와=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