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맡길 사람이 없다?”-이병기 실장, 2년새 주요보직 3번째

입력 2015-02-27 16:05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자신의 최측근 인사로 ‘정치적 멘토’ 역할을 해온 이병기 국정원장을 신임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이로써 올초부터 진행돼온 여권 진용 개편을 마침내 마무리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청와대 조직개편과 비서실장 교체를 시사한 뒤 이완구 국무총리 발탁과 청와대 조직개편, 4개 부처 개각 등에 이어 46일 만에 비서실장 인사까지 결론내렸다.
그러나 현직 정보기관의 수장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이동한 인사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
정부출범 이후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초대 주일대사, 국정원장에 이어 비서실장까지 최고 주요 보직에 동일인물을 잇따라 기용한 것도 예를 찾아보기 힘들다. 김기춘 전임 비서실장 사퇴수용 이후 후임 물망에 올랐던 최대 15명 안팎의 잠재적 후보군에 한번도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다가 발탁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 실장이 국정원장에 기용된 지 불과 7개월 밖에 되지 않은데다 후임 국정원장 내정자가 국회 청문회라는 문턱을 넘어야 하는 부담을 감안할 때 '이병기 카드'를 후임 비서실장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박 대통령이 이병기 원장을 신임 비서실장으로 낙점한 이유는 그만큼 주변에 믿고 맡길 인물이 없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