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금호산업 인수전 불참, 결국 롯데 견제용?

입력 2015-02-27 15:37

신세계가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신세계 그룹 관계자는 27일 “산업은행 측에 금호산업 인수 의향서 철회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5일 신세계는 금호산업 인수 의향서(LOI)를 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 그룹이 처음부터 인수 의사가 있었던 게 아니라, 롯데그룹의 참여를 견제하기 위해 인수 의향서를 냈다가 롯데 측의 불참을 확인하고 의사를 번복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세계의 LOI 제출 이후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지분 30.1%)인 금호산업을 통해 항공업과 유통업의 시너지를 노린다는 분석 등이 제기되기도 했다.

신세계 그룹 관계자는 “금호산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을 면밀하게 검토한 사실이 전혀 없고 단지 경쟁사(롯데)가 입찰에 들어올 경우를 대비한 의향서 제출”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가 롯데그룹의 금호산업 인수를 경계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금호산업이 실질적으로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금호종합버스터미널(금호터미널)에 현재 광주신세계백화점이 입점해있기 때문이다.

20년간 5000억원의 장기 계약을 통해 백화점 부지를 임대한 상태이지만, 롯데가 금호산업 인수와 함께 금호터미널까지 장악할 경우 신세계로선 리스크 요인을 안게 되는 셈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사활을 걸고 뛰어든 금호산업 인수전에는 현재 호반건설과 IBK펀드, 자베즈파트너스 등 사모투자펀드(PEF)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