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이 화끈, 얼얼..." 혹시 구강작열감증후군?

입력 2015-02-27 13:24
구강작열감증후군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

주부 김모(51)씨는 2년 전부터 혀 표면이 갈라지고 입안이 화끈거리듯 아팠다. 매운 음식이나 뜨거운 국물을 먹을 때면 더욱 통증을 느꼈고, 1년 전 부터는 입이 마른 느낌도 자주 들고 신맛이 느껴진다고 했다.

특히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엔 음식 장만이나 손님맞이 등에 온갖 스트레스가 쌓였고, 어김없이 입안이 얼얼하고 화끈거리는 증상이 더욱 심해졌다.

김씨가 진단받은 병명은 ‘구강작열감증후군’. 혀나 구강 점막에 지속적인 통증이 느껴지는 만성 질환이다. 주목할 점은 폐경기를 맞고 스트레스에 취약한 40~60세 여성 환자에서 발병률이 높다는 것이다.

통증은 주로 혀 부위에 나타나지만 잇몸, 입술, 뺨 안쪽 및 입천장에도 나타난다. 화끈, 따끔, 얼얼한 느낌이 지속되고 오전보다 오후에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금속이 접촉되었을 때처럼 신맛이 강하게 느껴지고, 입마름이 자주 느껴지기도 한다.

형태적으로 혀 표면이 갈라지거나, 혀 표면이 지도처럼 군데군데 무늬가 생기지만 이러한 변화가 통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심한 경우 통증으로 잠이 들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괜찮겠지’ 하고 방치하면 불면증이나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의 원인은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체적으로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혀의 말초신경의 변화, 내분비 호르몬대사의 변화 및 만성적인 심리적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경희대 한방병원 한방3내과 김진성 교수는 ‘구강작열감증후군에 대한 임상연구’ 논문을 통해 ‘전중혈(?中穴)’이라는 부위가 혀 통증의 정도와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전중혈은 양쪽 가슴사이의 특정 부위로 스트레스와 같은 정서적 울결상태에서 민감성이 높아진다.

연구 결과 구강작열감증후군 환자 중 스트레스와 관련이 높은 기울증을 진단 받은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특히 전중혈 부위를 가볍게 눌렀을 때 통증이 민감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60명 중 50명으로(83%) 높게 나타났다.

김진성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민감 부위의 형성은 감정의 억울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등에 의한 변화가 인체 내 기의 순행을 방해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통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정체된 순행을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강작열감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속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가 필수적이다. 더불어 녹황색 채소나 과일의 섭취량을 늘리고, 입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시며, 구기자차와 같이 몸의 음액을 보충해주는 차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