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대금을 선지급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로 가는 가스관 밸브를 잠그겠다고 위협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지난해에 맺은 에너지 계약대로 국영 가스프롬이 먼저 대금을 받지 않을 땐 가스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계약에는 우크라이나가 가스대금을 미리 지급하도록 돼 있다.
지난해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한 가스량은 1470억㎥로 유럽 전체 수요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이중 40%는 우크라이나를 거치기 때문에 러시아가 실제로 가스 공급을 끊으면 유럽은 이번 주말부터 가스 파동을 겪을 우려가 있다.
푸틴 대통령은 “가스 공급이 끊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는 우리에게만 달린 문제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측 재정상황에 의해서도 좌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인테르팍스는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최고경영자(CEO)가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사 나프토가스 경영진에 편지를 보내 가스대금 선불 시한이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병합하면서 최근 10년만에 세번째로 우크라이나행 가스관 밸브를 닫은 적이 있다.
이에 대해 가스프롬 측은 우크라이나에 가스공급을 중단할지를 아직 결정한 바 없다고 말했다. 또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가스대금 지급분쟁이 유럽에 대한 가스공급을 끊는 사태로 비화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푸틴, "선불 않으면 유럽행 가스관 밸브 잠근다" 위협
입력 2015-02-27 0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