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에선 ‘뇌섹남’이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됩니다. ‘뇌가 섹시한 남자’의 줄임말인데요. 생각이나 사상 등이 매력적인 남성을 일컫는 말입니다. 멋진 외모만을 봐왔던 시청자들에게 멋진 내면을 가진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신선한 시도입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서인가요? tvN은 26일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를 방영했습니다. 방송은 독창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여섯 남자가 어려운 문제를 놓고 열띤 토크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토론이나 퀴즈쇼 형식의 방송은 많았는데요. 매력적인 남성들이 배꼽 빠지는 위트로 진행하는 퀴즈쇼 예능은 색다릅니다.
출연진은 화려합니다. ‘언론고시 그랜드슬램’ 전현무 아나운서에서부터 수능 상위 1% ‘공대오빠’ 모델 하석진, 영국 명문 사립고 출신 배우 김지석, 토익 만점 카이스트 박사 가수 이장원, 6개 국어 능통 서울대학생 미국인 타일러 라쉬, 아이큐 148%의 아이돌 랩몬스터가 그 주인공입니다.
뇌섹남이라는 표현은 지난해 말부터 방송에서 자주 사용됐는데요. ‘능변가’ 진중권 동양대 교수, 메시지 가득한 노래를 불렀던 고 신해철, 영화평론가 허지웅, 감미로운 노래로 유명한 가수 성시경 등이 그 시초입니다. 이들은 토크쇼에서 기발하고 거침없는 입담으로 ‘지적인 대화’의 즐거움을 선사했죠.
뇌섹남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폭발적입니다. 네티즌들은 “공부 잘해, 연기 잘해, 얼굴 멋져”라며 “엄친아(엄마친구아들의 줄임말·빠짐없이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들이 부럽지만 멍청한 얘기들을 자랑인 듯 늘어놓는 연예인보단 확실히 보기 좋다”며 엄지를 치켜들었습니다.
방송을 접하는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입니다. 한 독서토론 카페에는 뇌섹남 연예인들을 거론하며 “헬스장 대신 도서관에 다녀야겠다”는 학생도 있습니다. “뇌를 섹시하게 단련시키자”며 “우리 독서 토론 모임도 열심히 참석해야겠다”는 훈훈한 댓글이 달렸습니다. 참 기특한 아이들이네요.
외모 지상 일변도로 흐르던 연예계에 ‘지식’이 부각되는 것은 바람직해 보입니다. 많은 독서에서 나오는 풍부한 비유와 현명한 시각은 사람을 빛나게 합니다. 몽테스키외는 “독서처럼 값싸고 영속적인 것은 없다”고 말했는데요. 17세기 영국의 정치가인 리처드 스틸 경 역시 “독서와 마음의 관계는 운동과 육체의 관계와 같다”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헬스클럽 대신 집 근처 도서관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요? 힘들다면 신문 일독을 추천해 드립니다. 외면만큼 내면도 가꾸는 사람이 늘어나길 바랍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요즘 대세 ‘뇌섹남’을 아시나요? 헬스장 대신 도서관을!
입력 2015-02-27 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