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평화교회 피난예배당 입당예배 드려

입력 2015-02-26 17:23

민통선평화교회(이적 목사)가 2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피난예배당 입당예배’를 드렸다.

지난해 말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던 민통선평화교회는 이후 경기도 김포 월곶면 민통선 내 예배당을 떠나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농성 중에 있었다. 민통선평화교회는 이날 한국기독교평화연구소 사무실인 한국기독교회관 808호에서 현판식을 열고 이곳을 피난예배당으로 쓰기로 했다.

입당예배는 이적 담임목사와 교인들, 코리아연대 회원 20여명이 함께 기도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들은 “하나님, 미혹한 세상이 삶을 지치게 만들고 땅에는 모략과 거짓이 넘쳐나는데 이 족쇄들을 풀어 주소서”라고 간구했다.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교회와사회부장 배지용 목사는 “평화를 외치던 이들이 종북이라는 이념의 희생양이 되고 주님을 섬기는 예배당이 침탈돼 피난을 경험하게 됐다”며 “이들에게 주님의 축복과 위로를 달라”고 기도했다.

한국기독교평화연구소 고문 문대골 목사는 ‘이집트에 있는 나의 백성’을 제목으로 설교했다. 문 목사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약속된 땅에 들어가기 위해 40년을 기다렸다”며 “그곳에서 울던 이들은 공의를 포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가나안 땅에 맨손으로 들어간 백성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 갔다”며 “민통선평화교회와 함께 하는 모든 이들이 그런 공동체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했다.

박승렬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상임의장은 격려사에서 “자기 교회에서 또 분단의 현장에서 예배하지 못하고 이곳에서 예배드리게 돼 가슴이 아프다”며 “이곳에서 드리는 예배가 더욱 더 큰 영광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장소가 어디든 우리는 평화를 외치는 민통선평화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연대하겠다”며 “피난이 오래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위로했다.

민통선평화교회는 예배당을 옮기며 ‘이전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회는 성명서에서 “우리는 애기봉 등탑 대북심리전을 무산시킨 책임을 우리 교회에 묻고 있는 공안당국의 탄압을 피해 피난예배당으로 옮긴다”며 “피난교회에서라도 공안당국의 탄압을 저지하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