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 규모 줄여가는 나토 회원국들… 영국 올해 10억달러 감축

입력 2015-02-26 21:53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여전히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대부분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은 국방비 지출 규모를 계속 줄여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싱크탱크인 ‘유러피언 리더십 네트워크’(ELN)가 25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국방비 지출 상위 국가들의 2015년 국방비가 전년도에 비해 감소하거나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있어 냉전 이후 최대 긴장국면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대비는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550억 달러(60조3405억원)로 국내총생산(GDP)의 2.07%를 국방비로 지출했던 영국은 2015년에 10억 달러 줄어든 540억 달러를 국방비로 지출해 GDP 비중이 1.88%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독일 역시 전년보다 감소한 417억 달러(45조7490억원)를 국방 예산으로 책정해 GDP 비중이 1.09%에 불과했다. 이밖에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도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GDP 대비 1~1.5% 정도만을 국방비에 지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9월 웨일즈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주도 하에 회원국들은 각국의 국방비를 최소한 GDP의 2% 수준까지 증액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국방비 감축 기조에 경종을 울려 10년 내에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로 했음에도 공염불에 그친 셈이다.

ELN은 보고서를 통해 “나토 국가들이 국방비 감소를 줄여 현실적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선택이 아닌 필수조항으로 합의·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러시아라는 실제적 위협과 마주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연안 회원국들만의 부담으로 방치해서는 나토의 단결에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