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화려한 플레이 대신 조력자로 펄펄

입력 2015-02-26 14:41

‘팀플레이 능력이 부족한 선수.’ 1~2년 전까지 손흥민(23·레버쿠젠)에게 따라붙은 꼬리표였다. ‘나 홀로 플레이’로는 정글 같은 분데스리가에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손흥민은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기 시작했다. 26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 마드리드)와의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손흥민은 해결사뿐만 아니라 조력자로서의 능력도 보여줬다.

폭발적인 드리블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돌파, 강력한 슈팅은 없었다. 공격 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며 레버쿠젠의 1대 0 승리에 힘을 보탰다.

A. 마드리드는 손흥민이 자신의 장기를 맘껏 뽐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수비 조직력이 워낙 탄탄하기 때문이다. 영리한 손흥민은 화려한 개인플레이를 버리고 팀플레이에 녹아들었다. 날카로운 패스로 팀 공격 루트를 만드는가 하면 상대 선수가 공을 잡으면 압박으로 패스를 차단했다.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이 45차례 패스를 시도했고 성공률 93.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패스 성공률은 선발로 출전한 양 팀 선수 통틀어 가장 높았다. ‘골닷컴’은 손흥민에게 별 5개 만점에 3개 반을 주며 “놀랍도록 열심히 뛰었다. 상대가 공을 잡고 있을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평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매우 힘든 경기였지만 8강에 진출하려면 원정에서도 이렇게 경기할 필요가 있다”면서 “A. 마드리드가 홈에서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훌륭한 경기로 승리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