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대 정두언-나경원 압승

입력 2015-02-26 13:22
나경원 의원의 압승이었다.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의 장관 내정으로 공석이 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당내 경선에서 나 의원은 총 158명의 재적의원 중 138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92표를 획득, 43표를 얻은 정두언 의원을 더블스코어 차이로 눌렀다.

당초 두 의원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싱거운 결과였다. 두 사람은 17대 국회 동기. 초선 시절부터 개혁 성향의 ‘푸른모임'에서 함께 활동하는 등 절친한 사이였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조율을 거쳐 만장일치 추대 형태를 도모했다. 하지만 양측의 출마 의사가 워낙 강해 결국 경선을 하게 됐다. 사흘 남짓 불과했던 선거운동 기간 두 후보는 치열한 득표작전에 나섰다. 양측의 신경전은 정견 발표를 하는 의총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먼저 발언대에 선 정 의원은 나 의원을 겨냥, “양보도 착한 일이지만 그게 다음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어떻게 되겠나. 룰을 깨기 시작하면 평화가 깨지고 모두가 피곤해진다”며 선수, 연장자를 우선하는 ‘관례’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말 무죄 판결이 확정돼 지난 3년간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음을 부각하며 “10개월간 기도원 생활, 2년반 동안 광야생활 하며 완전 정치적 공백상태였는데 마침 제 순서가 왔다”고 호소했다.

나 의원도 가만있지 않았다. 나 의원은 “차제에 상임위원장 선거는 상임위에서 호선으로 하는 것이 상임위 중심 국회로 가는 길”이라며 ‘관례’를 내세운 정 의원을 반박했다.

이어 “저는 지명직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이야기가 나와도 곁눈질 안하고 외통위원장을 착실히 준비해왔다”며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유치 등 제 외교경험을 쏟아부어 국회와 당에 도움되는 외통위를 만들겠다”고 전문성과 경력을 부각했다.

정 의원은 작년 7·30 재보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던 나 의원의 선거운동을 발 벗고 도왔고, 나 의원은 정 의원이 수감생활을 할 때 면회를 갈 정도로 돈독한 사이였지만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모습이 펼쳐진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서울이 지역구인 두 의원 모두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양보 없는 정면승부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나 의원은 당선 직후 “외교적으로 중요한 시기이고 남북관계도 쉽지 않은 시기인데 외교문제를 정부와 잘 조율하고 경색된 남북문제는 국회가 선제적이고 주도적으로 풀어가는데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최근 새정치연합도 전향적인 태도로 나오는데 10년간 통과되지 못한 북한인권법 문제를 여야가 잘 머리를 맞대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경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