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에 강한 한국·일본축구… ACL에서 강한 중국축구

입력 2015-02-26 14:49

한국과 일본 축구 대표팀은 국제대회에서 중국 축구 대표팀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축구에선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의 K리그, 일본의 J리그가 201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고전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슈퍼리그는 선전하고 있다.

K리그 4개 팀은 ACL 조별리그 1차전에서 1승1무2패에 그쳤다. 수원 삼성은 지난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1차전에서 2대 1 역전승을 거두며 K리그의 자존심을 살렸다. 하지만 이날 FC서울은 중국 광저우의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원정 1차전에서 0대 1로 패했다. 전날 전북 현대는 안방에서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득점 없이 비겼다. 성남FC는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의 원정 1차전에서 1대 2로 무릎을 꿇었다.

J리그 4개 팀은 1승도 올리지 못하고 1무3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 가시와는 전북과 비겼고, 감바 오사카는 광저우 부리(중국)에 0대 2로 졌다. 패했다. 우라와는 수원에 패했고, 가시마 앤틀러스도 웨스턴 시드니(호주)에 홈에서 1대 3으로 완패했다.

반면 슈퍼리그는 4전 전승을 거뒀다. 광저우 부리가 오사카를 꺾었고, 산둥 루넝도 빈두엉(베트남)를 3대 2로 제압했다. 광저우 헝다는 서울을 잡았고, 베이징 궈안은 브리즈번 로어(호주)에 1대 0으로 이겼다.

1983년 출범한 한국 프로축구는 올해로 33년째를 맞았다. 일본은 한국 프로축구를 10년간 연구한 뒤 1993년 J리그를 출범시켰다. 중국축구협회는 J리그 출범 등에 영향을 받아 1994년 슈퍼리그를 창설했다. K리그는 J리그, 슈퍼리그보다 수준이 더 높은 리그로 인정받아 있다. 그러나 최근 3개국 리그의 경기력이 평준화되며 위상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하일로 페트로비치(유고슬라비아) 우라와 감독은 수원과의 경기가 끝난 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일본 선수들이 15~16명이나 된다. 한국 역시 좋은 선수들은 유럽으로 나가고 남은 선수들이 K리그에서 뛴다”며 “이 점이 아시아 리그의 평준화를 불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J리그는 창립 초기 막대한 자금력으로 좋은 선수들을 데려와 레벨을 올렸다. 한국도 좋은 선수들을 영입한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경제적 이유로 이전처럼 좋은 선수를 영입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을 보면 엄청난 자본의 힘을 통해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의 맨시티’로 불리는 광저우 헝다에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브라질 대표로 발탁된 공격수 굴라츠를 비롯해 헤네 주니오르, 엘케슨 등 특급 브라질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베이징 궈안엔 스웨덴 대표팀 공격수 엘톤 페이줄라가 활약하고 있고, 광저우 부리엔 나이지리아 대표팀 공격수 아론 사무엘과 스페인 헤타페에서 건너온 미드필더 미첼 에레로가 뛰고 있다. 하대성(베이징 궈안),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장현수, 박종우(이상 광저우 부리) 등 한국 대표팀 선수들도 뛰고 있다. 이러니 중국 클럽들이 ACL에서 승승장구할 수밖에 없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