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의 한 여고생이 평소 배운 심폐소생술로 지하철 역 안에 쓰러진 할머니의 목숨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5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7일 오후 2시쯤 부산 지하철 연산역에서 김모(62) 할머니가 협심증으로 갑자기 쓰러졌다.
당시 학교 현장학습을 마치고 역을 찾은 윤혜신(18·양산여고 2학년) 양은 쓰러진 할머니를 발견하자마자 신속히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역 주변에는 30여 명이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할머니에게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윤 양이 수차례 심폐소생술을 하자 할머니는 차츰 안색이 돌아왔다. 윤 양은 119구급대가 올 때까지 외투를 벗어 할머니를 덮어준 뒤 다리도 주물러줬다.
뒤이어 도착한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김 할머니는 심장혈관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윤 양의 심폐소생술 덕에 소중한 목숨을 건진 김 할머니는 “은인인 혜신이가 오히려 나에게 살아나줘서 고맙다며 울먹이기까지 했다”며 고마워했다.
윤 양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이날 경남도지사를 대신한 도 소방본부장으로부터 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윤 양은 “평소 소방서에서 실시하는 ‘소소심(소화기·소화전·심폐소생술)' 교육을 통해 배운 심폐소생술을 활용했다”며 “할머니가 무사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윤 양은 중학교 3학년 때 뇌하수체에서 종양이 발견돼 수술을 받은 뒤 이른바 ‘거인병(말단비대증)'을 앓고 있지만 밝고 활기차게 학교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소방본부 측은 “응급상황 발생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더 늘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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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경남 양산 거인병 여고생이 심폐소생술로 죽어가는 할머니 살려
입력 2015-02-25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