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주축 선수가 부상을 입었을 때 신예들이 혜성같이 나타났다. 프로야구 사상 첫 통합 4연패도 그래서 달성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박해민(25)이 군 입대한 배영섭(29)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2013년에는 부상으로 빠진 주전 포수 진갑용(41)의 공백을 이지영(29)이 말끔히 해소했다.
삼성은 올해에도 제5선발 배영수(34)가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나면서 중심 타선이 노쇠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 5연패를 장담하고 있다. 마운드의 정인욱과 타석의 구자욱이 있기 때문이다.
구자욱은 25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 마련된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있었다. ‘기대주’라는 말은 부담스러워하는 눈치였다. 구자욱은 1군 무대에서 뛰어본 경험이 없다. 프로에 진출한 2012년에는 2군에서 보냈다. 이듬해에는 곧바로 군에 입대했다.
구자욱은 묵묵히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었다. 호리호리한 체구에 힘을 붙이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체중 증량을 목표로 했지만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살이 계속 빠져 체중을 유지하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오후 3시쯤 대부분 선수가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복귀했지만 구자욱은 일부 선수들과 함께 남아 한 시간 더 타격 연습을 했다.
삼성의 제5선발로 낙점된 정인욱은 개막을 고대하고 있었다. 2009년 삼성에 입단한 정인욱은 2010년부터 세 시즌 동안 11승5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1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후 2013년 상무에 입대했다가 이번에 제대해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정인욱은 2년간의 공백과 주위의 기대감에 부담이 없느냐는 질문에 “걱정스럽지 않다”고 했다. 올 시즌 성적에 대해서도 “자신이 있다”고 장담했다. 묵묵히 훈련에 집중하는 구자욱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김철오 기자, 오키나와(일본)=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