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 “너의 둥지는 너무 낮았었다”

입력 2015-02-25 15:01

일본의 기독교 아동문학가로 노베찌라는 분이 있는데 그가 쓴 글 중에 “너의 둥지는 너무 낮았었다”라는 시가 있습니다. 그가 이 시를 쓰게 된 일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날 그는 뜰에 있는 나무에 새가 둥지를 틀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새가 둥지를 틀고 있는 것을 재미있게 구경하던 그는 문득 “둥지의 위치가 너무 낮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양이의 습격을 받을 만큼 낮은 위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새에게 충고할 방법도 없고 거의 완성된 둥지를 헐어 버릴 수도 없어 그대로 두었습니다.

얼마 후 이 둥지에서 새끼들이 태어났고 어미 새가 먹이를 구해다가 먹여주는 즐겁고 행복한 광경을 구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예감했던 비극이 발생하였습니다. 새끼들은 고양이에게 희생되었고 먹이를 가지고 온 어미 새는 새끼를 찾을 수 없어 오랫동안 그 둥지에서 슬피 울고 있었습니다. 이 체험이 노베찌 시인으로 하여금 “너의 둥지는 너무 낮았었다”는 시를 낳게 한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삶의 성공과 행복의 기준을 물질문화와 육적인 만족에 두고 있습니다. 돈에 미친 것처럼 돈을 우상처럼 섬기며 살고 있습니다.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있고 보이는 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행복은 낮은 곳에 둥지를 트는 것과 같습니다. 육적인 만족과 말초적인 욕심을 위한 인생은 언젠가 다 무너져 내리고 끝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환경과 문제를 초월해서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삶의 행복은 오직 영적 가치 안에서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요즘 미래에 대한 책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습니다. 이런 책들의 공통된 논지는 세상은 급격하게 변화되어가고 있으니 우리도 변해야 하며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미래가 불확실하고 불안하다는 의미 일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아무리 많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를 구원하러 세상에 오신 예수님의 은혜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영생을 살게 합니다. 부활 신앙만이 낮은 세상에 미련을 두지 않고, 저 높은 곳을 소망하며 살게 합니다. 영생에 대한 믿음만이 육신의 삶에 의미를 두지 않고, 영적인 삶에 가치를 두고 살게 합니다. 그래서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목숨을 위하여 살지 말고, 생명을 위하여 살라. 2015년에는 낮은 곳에 둥지를 만드는 미련함을 버리고, 하늘의 소망을 가진 하나님 자녀답게 수준 있는 인생을 사는 지혜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안희묵 목사(대전 꿈의 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