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코치시절 김성근의 ‘지옥 펑고’ 받았다… “나야 그때 잘했지”

입력 2015-02-25 13:19 수정 2015-02-25 13:33

일본 오키나와에서 한창 스프링캠프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이 25일 코치 시절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부터 직접 펑고(수비 연습을 위해 공을 쳐 주는 것)를 받았던 사연을 이야기했다.

류 감독은 1999년 삼성에서 은퇴하고 2군 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그 때 삼성 2군 감독이 김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당시에도 2군 선수들에게 지옥같은 펑고를 시켰다고 한다.

그런데 하루는 선수들이 펑고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세도 여전히 나아지지 않자 급기야 옆에 있던 류 감독에게 펑고를 받을 것을 지시했다.

현역 시절 명 유격수였던 류 감독은 김 감독의 펑고를 척척 받아냈다. 김 감독은 “수비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선수들을 훈계했다. 류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그래도 현역에서 은퇴한지 얼마되지 않았고, 수비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보다 펑고를 더 잘 받아냈다”고 회고했다.

류 감독이 이런 일화를 이야기한 것은 요즘에도 내야수들의 수비 실력이 그다지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많은 내야수들이 여전히 기초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기본자세부터 공이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튀어나갈 때 밟는 스텝까지 좀 더 많이 훈련하고 배워야한다는 의미다.

류 감독은 또 선수들에게 타구를 정확히 예측해 한발자국 빠른 수비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타구가 투수 머리 위로 날아가는 것을 예측해 미리 달려 나가는 것과 타구를 보고 따라가는 것은 거리상 5m나 차이가 난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물 흐르듯 쉽게 공을 처리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수비”라고 말했다.

오키나와(일본)=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