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생각해봐요" 50대 살린 여대생들~

입력 2015-02-25 08:44
“올라와서 차 한잔해요. 제발 다시 한 번만 생각해 보세요.”

24일 밤 10시40분쯤. 한강대교 북단을 건너던 계명대 학생 김정은(21·여)씨와 이수연(22·여)씨는 다리 난간에 한 남성이 막 뛰어내리려는 한 남성을 발견했다.

문제의 남성은 신변을 비관해 삶을 포기하려던 박모(55)씨. 이들은 박씨가 투신을 하려했다는 점을 직감했다. 박씨는 만취한 상태였다. 두 학생은 바로 박씨에게 다가가 팔을 잡고 “한 번만 더 생각해 보세요”고 달하고 생명의 전화에 신고했다.

학생들의 끈질긴 설득에 투신을 망설이던 박씨는 신고 직후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20여년 전 사업 실패 후 가족들과 헤어져 홀로 지냈으며 최근에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노숙생황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구조 당시 박씨의 지갑 안에는 조카의 연락처가 적힌 메모지가 있었다.

박씨는 경찰관에게 자신의 통장을 보여주며 “조카가 매달 10만∼20만원을 보내주고 있다. 조카를 꼭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박씨를 구한 학생들은 서울에 놀러 와 한강 경치를 구경하다 다리에 놓인 가방과 벗어놓은 신발을 발견하고서 곧이어 누군가가 흐느끼는 소리에 난간 쪽을 쳐다봤다가 박씨를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