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는 5만원권이, 동전은 500원 짜리가 발행 잔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이 최근 펴낸 '우리나라의 화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화폐 발행 잔액(기념주화 포함)은 749조448억원으로 2001년(223조360억원)의 3.4배로 늘었다.
이 책은 한은이 우리나라의 화폐 연혁과 발전과정을 정리한 것으로, 1994년 '한국의 화폐' 증보판 발간 이후 20여년만에 출간됐다.
2001년 이후 화폐의 수급에 가장 큰 변화는 5만원권에 의해 초래됐다. 5만원권이 나오기 전인 2008년말까지는 1만원권이 전체 화폐 발행잔액의 86∼87%가량을 차지했다. 2009년 6월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5만원권은 그해말 바로 화폐 발행잔액의 26.6%를 차지했고 작년말에는 69.4%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1만원권은 작년말 23.9%로 비중이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발행 잔액도 2001년말 19조5243억원에서 작년말 17조9463억원으로 줄었다.
5000원권과 1000원권은 역시 2009년 이후 비중이 줄었다. 그러나 거스름돈으로 사용되는 특성 때문에 5000원권의 발행잔액은 2001년말 6841억원에서 작년말 1조2498억원으로 늘었고 1000원권도 같은 기간 9003억원에서 1조4308억원으로 증가했다.
한은은 이 책에서 5만원권의 수요 증가와 관련, "기존 고액권인 1만원권과 자기앞수표를 대체한 요인 이외에 저금리로 경제주체의 화폐 보유성향이 크게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고액권 위주의 화폐수요 증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1982년 현행 500원짜리 동전 도입이후 6종의 현 주화체계를 갖춘 동전은 자동판매기 보급 확대, 물가상승 등에 따라 발행잔액이 1982년말 843억원에서 작년말 2조1799억원으로 늘어났다. 1982년말에는 100원짜리 동전의 발행잔액 비중이 68%에 달했으나 500원짜리의 발행이 늘면서 작년말에는 41.9%로 줄었다.
이에 비해 500원짜리 동전은 발행 첫해인 1982년말 6.9%였으나 지난해 말에는 49.7%에 달했다. 1원화는 1982년말 0.5%에서 1991년말 0.1%로 줄고 5원화는 1982년말 1.3%에서 1996년말 0.1%로 낮아졌다. 한은은 유통용 1원화와 5원화는 1992년부터 제조하지 않고 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비쌀 수록 잘나가네…화폐는 5만원, 동전은 500원이 발행잔액 최고
입력 2015-02-25 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