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진드기 절대 물리지 마세요.”
야생진드기가 옮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가 사람간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돌보던 대학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이 바이러스에 2차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도 공개하지 않아 이를 감추려한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보건당국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3일 서울의 S 종합병원 응급실에 한 여성(당시 68세)이 위독한 채로 실려왔다. 이 환자는 응급실로 온 지 하루만인 2014년 9월4일 새벽 급격하게 상태가 나빠져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거듭했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원인은 SFTS 바이러스에 감염이었다.
당시 치료과정에서 숨진 환자와 접촉했던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일부도 발열과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였는데 혈청검사를 한 결과, 의사 2명과 간호사 등 4명이 SFTS 바이러스에 2차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
다행히 2차 감염된 의료진들은 모두 치료 후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감염내과에서 1주일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동안 이 바이러스는 진드기에 물려야만 감염되는 것으로 인식돼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야생진드기 바이러스가 유행할 당시에도 보건당국은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을 뿐이며, 감염 환자와의 접촉에 의한 2차 감염에는 주의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서 알 수 있듯, 이 바이러스는 사람 간에도 전파되는 것으로 드러나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울산의 한 전문의는 “SFTS는 에볼라보다 국내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더 큰 감염병”이라며 “특히 SFTS 바이러스는 혈액이나 호흡기 분비물로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야생진드기 의심환자에 대해서는 엄격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발열, 혈소판 감소, 출혈 등의 증상을 동반하면서 SFTS로 추정될 때는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가운이나 마스크, 장갑, 안면 보호장구 등을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야생진드기 바이러스가 전염된다고?… 그동안 왜 숨긴 거야?
입력 2015-02-25 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