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 ‘피사의 아파트’ 공포… “딱풀이 또르르, 불안해 못살겠다”

입력 2015-02-25 00:18 수정 2015-02-25 00:43
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27㎝ 기운 아파트, 일명 ‘피사의 아파트’가 논란이다. 관할구청은 이런 문제를 확인하고도 50여일이 지난 최근에서야 대피명령을 내렸다.

24일 MBC 보도에 따르면 서울 명일동 한 아파트는 안전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인 E등급을 받았다. E등급이 나온 지 20일 넘게 지났지만, 갈 곳 없는 11세대는 여전히 건물에 살고 있다.

강동구는 건물이 기울어진 것을 지난해 말 파악했지만, 50여 일이 지난 이달 초에야 대피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기울기는 등급판정대로 심각해 보였다. 1층 주차장에 성인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길게 금이 갔고 집 안에선 화장실 문이 저절로 닫혔다. 방바닥에 둥근 물체를 놨더니 그대로 굴러갔다.

한 주민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저녁에 잘 때 제일 불안하다”며 “저희가 옷도 못 벗고 자고, 불안하고, 자다 일어나면 건물에서 뚝뚝 소리도 나고 그런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7월부터 인근교회가 신축공사에 들어가면서 지하수가 유출돼 지반 침하가 시작됐고, 아파트는 현재 동쪽으로 27㎝ 정도 기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MBC는 보도했다.

시공사는 주민들이 이주하면 2달 정도 지반 보강공사를 할 예정이지만 남아있는 아파트 11세대 주민 40여 명이 시공사와 보상금액을 합의하기 전에는 이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동구는 강제 이주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