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 논란과 경력 오기 등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오던 한예진(44)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이 돌연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한 예술감독은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일신상 사유로 다 내려놓고 이만 물러나겠다”며 “여러 논란 속에 도전적인 의욕보다 좌절감이 크게 앞서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뜻을 펼쳐볼 기회조차 없이 언론을 통해 비쳐지는 모습에 가족들이 상처를 받았고, 개인 과거 일까지 들춰 여러 얘기들까지 만들어져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다”며 “이 자리에 꼭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격 미달이라는 비난과 좀 더 지켜봐주지 못한 점에 대해선 못내 서운함을 떨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시위까지도 불사하며 비난하셨던 분들이 음악계 전체를 대변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는 대로 무대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지난달 2일 한 예술감독이 선임된 이후 오페라계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퇴를 요구해왔다. 따라서 그의 사퇴 표명으로 예술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이 됐지만, 임명권을 갖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인사검증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는 한 ‘제2의 한예진’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문체부는 국립예술단체 기관장 및 예술감독 인선과 관련한 제도 개선을 요구한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실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답변서를 보냈다. 박 의원 측은 “문체부가 제도 개선의 의지가 없는 만큼 국립오페라단과 같은 사례는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자격 논란’ 한예진 감독 돌연 사퇴 표명
입력 2015-02-24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