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2015년 국채보상운동’이라는 황당한 이벤트를 시작해 뭇매를 맞고 있다.
국가보훈처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국채보상운동 이벤트는 “남녀노소, 빈부귀천, 종교를 뛰어 넘어 한말 최대의 민족운동으로 전개된 국채보상운동을 2015년에 재현”한다고 취지를 소개했다. 이어 “일본에서 도입한 차관을 갚기 위해 1907년에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였던 국채보상운동이 우리 시대에 펼쳐지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것을 기부할 수 있을까요”라며 기부품 추천을 받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헤어진 남지친구와 햇던 커플링을 기부할게요’ ‘온라인 마케터로써 적극 홍보에 나서겠어요’ ‘아내 몰래 감춰두었던 비상금을 모조리 기부할 겁니다’ 등 국채보상운동의 예시도 소개했다. 국가보훈처는 기부내용 댓글을 단 네티즌 일부에게 아이스크림 쿠폰 등을 주겠다고 밝혔다.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이벤트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가계부채로 신음하고 있는 국민에게 또 다른 희생을 요구하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또 일제시대 일본에 진 빚을 갚는 국채보상운동을 현재에 적용하기엔 무리수가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네티즌들은 “IMF때 금 모으기 운동으로도 족하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당당하게 구걸하는 거냐” 등의 반응을 남겼다.
논란이 일자 보훈처는 “국민에 채무를 전가하는 것이 아닌 단순한 이벤트”라고 해명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IMF 금모으기 또 하라고?” 보훈처 국채보상운동 재현 이벤트 뭇매
입력 2015-02-24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