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후폭풍이 거세다. ‘13월의 월급’ 대신 ‘13월의 폭탄’ 고지서를 받아든 월급쟁이들이 “정부에 뒤통수 맞았다”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24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아이 셋 맞벌이 연말정산 결과가…’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맞벌이로 부부합산 연봉이 8500만원이고 아이 셋을 키우고 있다는 글쓴이는 “아이 셋이라 농담 99.9%, 진담 0.1%로 ‘애국자’라 하지만 저출산으로 나라가 걱정이라는데 나름대로 할 만큼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울에서 집담보 대출금 갚으면서 정말 정신 없고 힘들 때는 나름의 자부심이 쬐끔 도움이 됐다”며 “가스비 월 6800원 할인해주고 전기세는 월 1만2000원 할인도 해주고 이런 작은 혜택이 심리적으로 위안이 됐다”고 적었다.
문제는 말로만 듣던 연말정산 내역서를 실제로 받아보니 부부합산해서 주민세까지 포함해 70만원의 세금을 토해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글쓴이는 “작년에는 합산연봉 7400만원 기준으로 190만원 정도 돌려받았다”면서 “(올해는) 다자녀공제, 만 6세 이하 공제, 부녀자공제까지 몽땅 사라졌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정말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예산을 쓰고 홍보하고 정책이란 걸 세우는 나라가 맞긴 한 거냐. 우리의 아이들은 우리의 선택이니 최선을 다해 열심히 키울 거다. 하지만 아이들 가지고 국민들 상대로 나라가 사기를 쳐서 되겠는가. 이렇게 뒤통수 치면 열심히 사는 부모들 더 힘만 빠진다”고 탄식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소급해준다고요? 내년 연말정산 때나 되어야~ 고양이 눈꼽만큼 뺄 거 다 빼고 하겠지요”라며 “출산장려홍보하지 마세요. 되려 거기 들어가는 세금 한부모가정이나 조손가정 지원해줘요. 세금 아깝습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아이 셋을 키운다는 한 네티즌은 “외벌이인데 이번에 20만원 토해냈다”며 “출산장려를 하는 이유는 나라 노예를 생산하려는 건가 보네요. 돈 있음 이 나라를 떠나고 싶네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저도 올해 셋째 출산합니다. 결혼 초에는 넷 낳기가 목표였는데 이 나라에서는 점점 미친 짓이 되어가네요” “저도 아이 셋에 맞벌이인데 셋 키우려면 맞벌이 안하고는 안 되는 현실이 싫네요. 혜택 없네요. 정책이 하도 바뀌어서. 정부가 국민을 우롱하네요. 여기터지면 저기 막고, 둘 벌어도 우리나라에서 셋 키우기 힘드는데 출산 장려 믿지 마시고, 출산계획은 본인이 알아서 하세요” 등의 글을 올렸다.
그러나 “8500만원이면 많이 버는 겁니다. 세금 좀더 낸다고 우는 소리 하지 맙시다”라는 비판글도 일부 올라왔다.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
연말정산 70만원 토해낸 3자녀 맞벌이부부 “아이 낳으라는 정부 맞나요?”
입력 2015-02-24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