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달인’ 박용만의 돋보이는 리더십… 대한상의 위상 전경련 제치나

입력 2015-02-24 20:14

요즘 재계에선 박용만(59)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의 리더십이 단연 눈길을 끈다. 2013년 8월 박 회장이 대한상의 수장으로 온 후 상의의 위상이 눈에 띄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경제단체의 대표 창구가 기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대한상의로 바뀌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박 회장은 올 신년 인터뷰를 통해 재계의 민감한 이슈인 가석방 문제에 대해 경제단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간곡하게 다시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중국 경제분야 실세인 왕양 국무원 부총리가 방한했을 때 경제인들을 모아 간담회를 개최한 곳도 상의였다. 최근에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선출된 후 경제단체 중 처음으로 상의를 방문해 화제가 됐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초청 간담회도 가졌다.

박 회장 취임 이후 상의는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는 규제개혁, 내수활성화 등 경제관련 정책에 발맞춰 빠짐없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대통령과 15차례 이상 만나며 민간 경제파트너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모양새다. 박 회장은 그동안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모두 동참했으며 한·중비즈니스포럼 등을 개최하며 정부의 세일즈 외교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처럼 대정부 파트너로서 상의가 부각되는 것은 ‘소통의 달인’으로 불리는 박 회장의 역량으로 재계는 평가하고 있다. 상의가 단순한 이익단체가 아니라 국가 전체를 위하는 단체로 정부와 협조해 일하는 게 설립취지라는 뜻을 분명하고 있는 것이다. 취임 후 국회에 인사를 다닐 때도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소수 야당까지 찾는 등 소통의 진정성과 폭을 넓히려 애써왔다.

박 회장은 서울상의를 젊은 조직으로 바꾸고 있다. 부회장단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60세 이하 부회장 5명을 영입했다. 24일 총회에서 정 부회장 등 3명이 추가 선임되면서 상의 부회장은 18인에서 21인으로 늘어났다. 외부 동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재계 내부에서 알아서 상의로 사람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소통의 리더십은 상의 내부에서도 활발하다. 상의 관계자는 “박 회장이 취임 후 사비로 팀장급 이상 70여명에게 갤럭시노트를 선물하고, 매달 2회씩 생일을 맞은 직원과 ‘번개 점심’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 회장은 24일 서울상공회의소 정기의원총회에서 제22대 회장으로 만장일치 재추대했다. 서울상의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도 맡게 된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