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당이 많은 서울에서 한식당을 차린다면 이윤을 내긴 힘들고 곧 파산 할 것이다. 제로 투 원(Zero to One).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세계 최대 전자결재시스템 ‘페이팔’의 공동창업자 피터 틸(Peter Thiel·48)은 24일 연세대 백양콘서트홀에서 ‘더 나은 미래, Zero to One이 돼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사람들이 이미 아는 일을 해봤자 1에서 ‘n’(여러 사람 중 하나)이 될 뿐이다”며 “그러나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면 0에서 1이 된다”고 강조했다.
틸은 독점을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악’이 아닌 ‘기업이 이윤과 혁신을 낳는 원천’이라고 주장했다. 경제학자나 경제학 교과서는 자유시장과 완전경쟁을 가장 이상적인 자본주의라고 본다. 반면 틸은 ‘자본주의는 곧 경쟁’이라는 통념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경쟁이 있어야 시장이 건강한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독점의 상태가 곧 성공적 기업이 이뤄낼 수 있는 정상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독점기업으로 구글을 꼽았다. 그는 “구글은 스스로 독점기업이라고 말하지 않고 오히려 사방에 경쟁자로 둘러싸여 있다고 얘기하지만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영향력은 독보적”이라며 “가장 훌륭한 기업은 모방하지 않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틸은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800여명의 청년들에게 남들이 걷지 않은 독자적인 길을 걸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걷는 길이니까 좋고 안전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모든 행복한 기업들은 독자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며 독자성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이어 “미래는 저 멀리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바라는지에 대한 고민들로 미래를 그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틸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같은 대학 로스쿨을 졸업했다. 1998년 페이팔을 공동창업하면서 온라인 상거래 시대의 문을 활짝 열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독점은 기어비 이윤과 혁신을 낳는 원천˝… 페이팔 공동창업자 피터 틸 강연
입력 2015-02-24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