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 외교부장 “침략 범죄 왜곡하려는 자 있다”… 美 법원 ‘소녀상’ 철거소송 기각

입력 2015-02-24 16:39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토론회에서 “2차 세계대전의 확립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과거의 침략 범죄를 감추려는 이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왕 부장은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목하는 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교도통신은 ‘침략’ 표현이 들어갈지 여부가 주목되는 담화를 준비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왕 부장은 2월 유엔 안보리 의장국 대표 자격으로 제2차 세계대전 승리 70주년 공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반파시스트 전쟁의 역사적 사실은 일찍부터 공정한 여론으로 평가받았지만 아직까지도 어떤 이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 이들은 역사를 뒤집고 죄행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왕 부장은 이날 ‘21세기 국제관계’에서 중국은 ‘충돌이 아닌 평화’ ‘대립이 아닌 협력’ ‘강권이 아닌 공평’ ‘제로섬이 아닌 윈윈’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은 이날 글렌데일시를 상대로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해달라는 소송을 낸 일본계 극우단체 회원들의 요청을 기각했다. 오히려 소녀상 철거 주장이 언론·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를 방해한다며 글렌데일시가 신청한 ‘반(反)전략적 봉쇄 소송(Anti-slapp)’을 받아들였다. 반 전략적 봉쇄소송은 정부의 활동이나 공적 이슈에 대한 개인·단체의 소모적 비판 활동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번 판결로 로스앤젤레스 남쪽에 위치한 플러튼시에서 추진되고 있는 두 번째 평화의 소녀상 건립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