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처로운 눈초리에 내 가슴 뭉클뭉클"…우윤근·이완구, '눈물의 상봉'

입력 2015-02-24 16:11 수정 2015-02-24 16:24

이완구 국무총리가 24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았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잇달아 만나면서 신임 인사를 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와는 ‘눈물의 상봉’을 했다. 여야 대치에 익숙한 국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여야 원내대표로 ‘찰떡궁합’을 과시했던 이 총리와 우 원내대표는 총리와 야당 원내사령탑으로 재회했다. 이들은 오랜 친구와 해후한 것처럼 만나자마자 부둥켜안았다.

이 총리의 국회 인준 과정에서 개인적 친분은 잊고 임명에 반대해야 했던 우 원내대표가 먼저 눈물을 글썽였다. 우 원내대표는 “(인준 과정에서) 저도 마음이 아팠다. 총리를 제가 도와드리지 못해서 마음이 아팠고…”라고 울먹이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이 총리는 우 원내대표의 등을 두들겨주다가 자신도 눈물을 흘리며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감정을 추스른 우 원내대표는 이 총리에게 야당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날카로운 비판도 많이 하겠지만 협조할 것은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리도 감사의 뜻을 전하며 한껏 몸을 낮췄다. 이 총리는 “(인사청문 과정에서) 저를 쳐다보는 (우 원내대표의) 애처로운 눈초리에 제 가슴이 뭉클뭉클해서 ‘정말 인품이 훌륭한 분이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청문 과정이 제 스스로를 되돌아볼 성찰의 기회를 준 것 같아 아주 값지게 받아 들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 일각에서는 부적격이라고 결론 내렸던 이 총리에 대해 원내지도부가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감싼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 총리 임명에 대해 여론조사를 제안하는 등 분명한 반대 입장을 취했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 총리와 만나 “우리 당이 (총리 인준에) 반대했던 건 지나간 일이고,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문제까지 잘 (해결)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이 총리는 “소통에 힘쓸 수 있도록 잘 보필하겠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이 총리에게 덕담만 하지 않았다. 김무성 대표는 “당에서 여섯 분을 (국무위원으로) 모셔간 것은 감사하지만 이제는 비례대표에서 데려가시기를 바란다”며 농담을 건넸다. 이 총리는 “대표가 ‘개혁 못하면 돌아오지 말라’고 하니 잘못하면 당에도 못 돌아온다”면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웃음으로 화답했다.

김 대표가 “농담이 아니라 개혁의 성과를 내지 않으면 당에서 받지 않겠다”며 되받았다. 이에 이 총리는 “당에서 환영받을 수 있도록 저를 포함해 모든 각료들이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절대 대충하지 않고 확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