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미뤄지는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박 대통령 장고 중

박근혜정부 집권 3년차 쇄신의 마지막 조각인 청와대 비서실장 후임 인선 작업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당초 내각 개편과 함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설 연휴 이후로 넘어가더니 박근혜 대통령 취임 2주년 전날인 24일까지도 후임 비서실장이 정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출범 2주년 이전에 비서실장이 임명된다는 것은 예상이었을 뿐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25일 이후로도 실장 인선이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의 최종 낙점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은 박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비서를 고르는 것인 만큼 모든 것은 박 대통령의 결정에 달려 있다. 그런 만큼 청와대 관계자들도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인선 지연 배경에 대해 박 대통령이 원점에서 실장 후보 재검토에 들어갔거나 인사검증 문제 또는 본인 고사로 지연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만큼 박 대통령이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얘기다. 그런 만큼 지금까지 정치권과 언론에 오르내렸던 인사들 외에 다른 제3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후보군은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과 권영세 주중대사, 김병호 언론진흥재단 이사장,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 허남식 전 부산시장, 황교안 법무장관,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등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송상현 국제사법재판소장, 권오곤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 부소장, 현명관 마사회장까지 거론되고 있다.

어찌됐든 박 대통령은 이번 주 내에는 비서실장 인선을 매듭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대통령은 다음달 1일부터 중동 4개국 순방에 들어간다. 대통령 순방 기간에는 비서실장이 자리를 지켜온 만큼 금주 중에는 어떤 식으로든 후임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기춘 실장이 이미 공식업무에서 손을 떼고 출근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비서실장직을 공석으로 남겨둘 수도 없다. 김 실장은 청와대 출입증도 반납했다. 또 전날에는 청와대 전·현직 수석들과 고별오찬을 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기원했다고 한다. 다른 관계자도 “비서실장 인선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주중에는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박 대통령 취임 2주년인 25일을 맞아 전 직원 조례 외에 별도 행사를 갖지 않는다. 박 대통령의 참석 여부도 미정이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