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자원외교특위, 최경환 부총리 도마에 올라

국회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24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캐나다 에너지기업인 하베스트사의 인수 실패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였다. 고성이 오가는 등 여야간 대립이 격해지면서 회의는 파행을 빚었다.

야당은 이명박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있던 최 부총리가 인수 결정을 주도한 만큼 부총리 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은 “하베스트를 인수하며 날(NARL)이라는 하류 부문을 함께 인수해 2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며 “의사결정 당시인 2009년 10월 18일 최 부총리가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전 사장은 ‘지식경제부 장관 지시가 선행됐다. 독단적으로 인수를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술했다”면서 “최 부총리는 앞서 강 전 사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가 나중에 만났다고 말을 바꿨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5~6년 전 일이다 보니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나중에 비서실 통해 알아봤더니 (강 전 사장을) 잠깐 만났더라. 중요한 일이 아니어서 기억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을 하면서 답변 기회도 제대로 주지 않고 인격모독성 질문까지 나온다”고도 했다.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은 “강 전 사장은 이사회에 허위 보고해 고발이 됐는데, 본인 잘못을 면하기 위해 (최 부총리 지시를 받았다고) 발언한 것 아닌가”라며 방어막을 쳤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이명박정부 때에는 ‘대통령을 모시고 세계각지를 누비며 자원외교에 힘을 쏟았다’고 자랑을 늘어놓더니 박근혜정부가 들어서자 말을 바꿨다”면서 “오리발을 쓰신 적이 있느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최 부총리는 “어이가 없어서 답변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노영민 국조특위 위원장 대신 사회를 맡은 홍 의원이 “어이가 없다는 답변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고, 여당 의원들은 “답변할 기회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다그치지 않았느냐”고 항의한 뒤 전원 퇴장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