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네티즌이 개그맨 유재석의 배려 깊은 행동 때문에 자살하려던 마음을 접었다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개그맨 장동민이 최근 한 방송에 나와 “유재석이 인생을 바꿔준 은인”이라고 고백이 알려지면서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 ‘내가 만난 유재석은 이랬다’는 식의 유재석 인성 간증(?)이 잇따르자 과거 자신의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평상시의 배려와 인성이 죽을뻔한 사람 하나 살린거다”는 네티즌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 ‘myu**’은 23일 커뮤니티 루리웹 ‘마이피’에 13년전 일이라며 군시절 유재석과 만난 이야기를 적었다.
그는 “군대에서 이병에서 일병 올라가기 전이었는데 집사정도 별로 안 좋고 군대에서도 적응도 별로 못하고 있었을 때였다”며 “그러던 와중 진짜 심각한 소식을 집에서 듣고 저는 그냥 자살을 결심했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군대에서 잘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도 겪었다고 했다. 그는 “다음날 새벽 근무가 잡혀 있어 그거 다녀와서 와서 끝내자고 마음먹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당시 케이블공사 감독 작업으로 매일 부대 근처 일산 SBS 방송국 앞쪽 시내를 지나갔다고 했다.
그는 “그때 기억으론 상가들이 밀집되어있던 곳 중간에 새로 공사한 잔디밭 놀이터같은 곳에서 지뢰탐지기를 들고 군 통신 맨홀을 찾고 있었다”며 “맨홀 위에 놀이터가 만들어져 지도를 봐도 찾지를 못해서 지뢰탐지기로 그 큰 놀이터 바닥에서 어딘가 묻혀 있을 맨홀을 찾아봐야했다”고 적었다.
그는 “일을 하는데 같이 나갔던 간부가 다른곳에 급한일이 생겨 급히 그쪽 현장으로 가야해서 저에게 잠시 일을 맡기고 그쪽 현장으로 갔다”며 “마침 잘됐다 싶어 앞에 보이는 슈퍼에서 시원한 콜라한잔 사서 먹으려고 보니 제가 지갑을 안들고 나왔더라. 호주머니에 50원 밖에 없는거 보고 진짜 기가차서 헛웃음 밖에 안나오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 저녁 안그래도 죽을 건데 먹고싶은 콜라한잔도 못 먹고 죽겠네’ 이런 생각들만 하면서 계속 작업중이었다”며 “근데 작업하다가 문득 인기척이 느껴져서 뒤를 보니 유재석씨가 뒤에서 저를 보고 있더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그는 “진짜 깜짝 놀랐다. 죽는날 연예인을 보고 죽다니 운이 좋은 건가? 싶기도 했다”며 “유재석씨가 제 뒤에서 신기하게 절 보고 계시길래 얼떨결에 인사를 드렸더니 굉장히 반갑게 인사를 받으시면서 ‘놀이터에서 지뢰탐지기? 그거 지뢰탐지기 맞죠? 그걸로 뭐 찾는거에요’ 하고 물어보시더라”고 적었다.
그는 “‘말씀드리면 안 된다’고 말했더니 유재석은 ‘죄송하다’고 말한 뒤 매니저와 같이 가던 길을 갔다”고 했다.
이어 “몇 분뒤 누가 등을 치길래 뒤돌아보니 유재석씨가 이온음료 두캔이랑 아이스크림 가지고 오셔서는 날 더운데 드시고 하시라며 손에 쥐어주고 가셨다”며 “가면서 장난스럽게 ‘충성! 수고하세요’ 하고 가시는데 어안이 벙벙했다”고 적었다.
그는 “그늘에 앉아서 음료를 마시는데 진짜 왜인지 모르겠는데 눈물이 그렇게 나더라. 엉엉울면서 음료 두 캔 비우고 수박맛바 까지 다 먹고는 한참을 앉아서 울다가 지쳐 넋을 놓고 있었다”며 “왜인지 모르겠는데 저는 그날 저녁근무를 끝내고 단잠을 잤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 뒤로 저 자신도 놀랄 만큼 많이 바뀌었습니다. 전역때까지 후임과 선임과 동기들과 잘어울리며 지금까지도 군대에서 사귄 애들과 잘 만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다”며 신기해했다.
그는 “한순간에 제자신이 바뀐 이유를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 인생의 한번있었던 유일한 터닝포인트를 꼽으라면 그 더운날 유재석씨에게 받은 배려와 음료 두캔 수박맛바가 떠오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사람이 그리웠던건지 정이 그리웠던건지 둘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만 어쨌든 안면도 없는 사람에게 그렇게 맑은 웃음과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정과 호의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유재석씨였다는게 지금도 참 기분이 좋다”며 “저에게는 진짜 유느님이거든요. 부산에선 무한도전 사진전도 안한다. 꼭 한번 실제로 봤으면 좋겠는데 그럴기회가 없어 안타깝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후기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농담처럼 유느님 유느님했는데 진짜 인성 갑이다” “이런 사람들을 모아다 무한도전에서 간증 특집을 한 번 해도 되겠다” 등의 의견을 남기며 감동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자살 결심 날 살린 유느님 감사합니다 ” 유재석 인성 간증 화제
입력 2015-02-24 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