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염기서열 선별하는 'DNA 레이저 프린터' 개발

입력 2015-02-24 13:33
유전자(DNA) 염기서열을 초고속으로 인공 합성하면서도 비용은 대폭 낮춘 신기술 ‘DNA 레이저 프린터’가 개발됐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권성훈 교수와 연세대 화학과 방두희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수십만 종의 DNA 염기서열에서 특정한 DNA만 레이저 추출기법으로 뽑아내 조립하는 ‘DNA 레이저 프린터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에는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이호원 박사, ㈜셀레믹스 김효기 박사도 참여했다. 연구는 세계적 과학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월 2일자에 실렸다.

DNA 염기서열은 생명체 구성과 기능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DNA 염기서열을 조작하면 기존 생명체를 모방하거나 새로운 인공생명체를 제작·합성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연구팀은 대장균 세포에 인공 DNA를 주입해 합성된 DNA가 세포 증식을 통해 복제되는 사실을 처음 확인한 바 있다.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해 인공 DNA 복제한 연구로 인공적으로 DNA를 합성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드는 가능성이 열린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DNA 염기서열은 단 하나라도 오류가 있거나 다른 염기서열이 붙어 있으면 완전히 다른 기능으로 작용하거나 아예 기능을 하지 못해 연구가 까다롭고 막대한 비용이 들었다. 권 교수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컴퓨터에 문장을 입력해 프린터로 출력하듯 필요한 기능의 DNA 염기서열을 DNA 레이저 프린터로 구성할 수 있다. 비용과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하면 수년간 수억∼수십억원 이상 들던 실험을 단 며칠 안에 몇백만원 수준에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권 교수는 “가장 효과적인 기능을 하는 인공생명체를 찾기 위해선 빠르고 저렴하게 DNA 염기서열을 합성하는 것이 시급했다”며 “이번 연구는 연구자들이 필요한 기능의 DNA 서열을 만들어낼 수 있는 꿈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임지훈 기자 zeitgeist@kmib.co.kr